by전미영 기자
2001.12.04 09:06:35
[edaily] NAPM 제조업지수, 개인지출, 건설지출 등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한결같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지만 엔론의 파산보호 신청, 아르헨티나 금융위기의 재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미사일 공습, 유가급등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개장초 선전하던 반도체주들도 리먼 브러더즈의 부정적 전망으로 결국 약세로 마감하고 말았다.
3일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개장초부터 약세를 보인 뒤 오전 한때 지수 1900선을 위협하다가 장중에는 다소 반등하는 듯했다. 그러나 장후반에 다시 밀리면서 지수 1900선을 겨우 지켜내는 모습이었다. 지수는 전주말보다 1.33%, 25.68포인트 하락한 1904.90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도 엔론 악재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습 소식으로 개장초부터 일찌감치 낙폭을 세자리숫자로 늘인 인후 한 때 150포인트 가까이 빠지면서 지수 97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장중 내내 꾸준히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결과, 전주말보다 0.89%, 87.60포인트 하락한 9763.96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전주말보다 0.84%, 9.55포인트 하락한 1129.90포인트를,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전주말보다 0.81%, 3.75포인트 하락한 457.03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 반도체 ·HW 침체..마이크론은 5% 급등
반도체와 하드웨어주는 10월 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월비 2.5% 증가했다는 반도체산업협회(SIA) 발표에도 불구하고 맥없이 무너졌다.
이날 SIA는 10월 세계반도체 매출이 전월비 2.5% 증가했으며 특히 미국 지역의 매출은 5.1% 신장됐다고 밝혔으나 반도체주는 약세장에 휘말려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53% 하락했다.
모건스탠리의 유명 반도체분석가 마크 에델스톤이 반도체 대장주 인텔의 수익전망치를 상향 했으나 인텔은 힘을 받지 못했다. 에델스톤은 이날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인텔의 4분기 주당수익 추정치를 8센트에서 10센트로 올렸지만 인텔 주가는 1.90% 내렸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3.34% 하락했고 인텔의 경쟁업체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즈(AMD)는 3.61% 올랐다. 반도체 장비주도 약세를 나타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1.18%, KLA텐커 0.60% 밀렸다.
하이닉스 반도체와 제휴협상을 벌이고 있는 마이크론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제휴가 마이크론의 하이닉스 인수 또는 양사의 합병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 속에 마이크론은 5.15% 뛰었다. 메릴 린치의 반도체 분석가 조 오샤는 양사의 제휴가 메모리 칩 업계 전반에 호재라고 평가하고 마이크론의 중기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했다.
하드웨어업종에선 선 마이크로시스템즈가 5.20% 급락하면서 곧르만삭스 하드웨어지수 구성 종목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 하드웨어지수는 1.54% 하락했다.
스탠포드 번스타인 증권은 선의 회계 2002년 매출 예상치를 123억달러에서 129억달러로 올리고 예상 손실도 낮춰 잡았으나 선의 급락세를 제지하지 못했다. 이 증권사는 4분기 기업들의 정보기술(IT) 관련 지출이 전분기보다 10~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긴 하지만 9.11테러의 영향분을 상쇄할 경우 실제 증가율은 6%에 머물 것이라며 IT회복을 속단하지 말라고 투자자들에 경고했다.
PC관련주는 델 컴퓨터가 0.97% 하락했고 IBM도 1.26% 미끄러졌다. 휴렉팩커드와 애플 컴퓨터도 각각 2.27%, 1.17% 밀렸다. 스토리지 업종도 대표주 EMC가 3.75%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 경제지표 불발탄..인터넷·네트워킹 하락
인터넷,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관련주들도 전미구매관리자협회(NAPM) 제조업지수, 개인지출 등 여러 경제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대거 약세를 보였다. 대형 전화사업자들만이 견고한 상승세를 지켜냈고 네트워킹주의 하락폭이 특히 컸다.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는 3.05%, 골드만삭스 멀티미디어 네트워킹지수는 2.11%, 골드만삭스 소프트웨어지수는 1.77% 떨어졌다.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3.58%, 나스닥통신지수는 1.49%, S&P통신지수만이 유일하게 오름세를 타 지난 주말보다 0.80% 올랐다.
인터넷 관련주 중에서는 사운드뷰 테크놀로지의 애널리스트 조던 로한이 "보유"에서 "매수"로 등급을 상향해 야후가 1.67% 상승했지만 대부분은 하락세를 탔다. AOL타임워너는 3.78%, 아마존닷컴은 7.33%, E베이는 1.47% 내렸다.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이 윈도 XP와 게임기 X박스 매출증대를 전망하면서 기업의 회계 2분기 수입 전망치를 상향, 0.87% 올랐지만 동종업종은 부진했다. 오라클은 2.35%, 컴퓨터 어소시에이츠가 0.81%, 매크로미디어가 6.76% 하락했다.
네크워킹 업체 중에서는 시스코가 2.84%, 노텔네크웍스가 4.23%e 떨어졌고 텔랩스와 JDS유니페이스도 각각 2.75%, 4.17% 내렸다. 이동통신 기술업체 중에서는 노키아가 1.43%, 퀄컴이 2.45%, 에릭슨이 2.56% 하락했다.
그러나 장거리 통신업체들은 소폭 상승했다. 버라이존이 1.00%, SBC커뮤니케이션즈가 1.85%, 벨사우스가 0.75% 올랐다.
◇ 금융 약세..생명공학도 하락
아르헨티나의 예금인출 규제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긴장고조라는 악재로 인해 금융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아멕스 증권지수는 전일 대비 2.77%, 필라델피아은행지수는 1.51% 떨어졌으며 S&P금융지수도 1.53% 내렸다.
증권주에서는 모건스탠리가 2.75%의 하락률을 보였는데 골드만삭스는 모건스탠리의 내년 예상주당순익을 하향 조정하는 동시에 "매수추천"리스트에서 제외, "시장수익률" 종목으로 분류했다. 골드만삭스의 리차드 스트라우스 연구원은 "모건스탠리는 실적에 비해 비싼 주식중에 하나이며 악화되기 쉬운 소매 사업부문이나 M&A 부분에 대한 노출이 크다"고 지적했다.
JP모건체이스는 1.17% 떨어졌다. 모건스탠리는 JP모건체이스의 내년 예상 주당순익을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JP모건체이스가 엔론의 파산에 따른 잠재 피해에 노출돼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메릴린치 리먼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이 일제히 내렸으며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 슈왑도 소폭 떨어졌다.
은행주들도 강보합세를 보인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제외하고는 주요 은행들이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씨티그룹이 0.99% 하락한 것을 비롯해 뱅크원 뱅크뉴욕 등이 1% 미만의 하락률을 보였다.
생명공학 업종은 이뮤넥스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 조정이 악재로 작용했다. UBS워버그의 제프리 해리스 연구원은 이뮤넥스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뮤넥스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생산을 확대하지 않으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뮤넥스의 주가는 1.67% 내렸으며 바이오젠과 사이론 휴먼게놈이 1%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오늘 나스닥생명공학지수는 1.99%, 아멕스생명공학지수는 3.25%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