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선구자'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 별세

by김경은 기자
2023.12.04 08:25:21

국내 반도체 장비 1세대 기업인…국산화 초석 다져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반도체 장비업계 대부 곽노권 한미반도체(042700) 회장이 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

고(故) 곽노권 한미반도체 회장. (사진=한미반도체)
1938년생인 곽 회장은 지난 1967년 모토로라코리아에 입사 후 14년간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 한미금형 (현 한미반도체)을 설립했다. 당시 불모지였던 반도체장비 국산화를 일구며 우리나라 반도체장비 기술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반도체 장비 1세대 기업인인 곽 회장은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반도체 장비 국산화의 초석을 다졌다. 곽 회장이 1998년 개발한 ‘비전플레이스먼트’는 200여개의 특허 등 한미반도체의 핵심 역량을 적용한 장비로 글로벌 320여 개의 반도체 기업에 공급하며 2004년부터 현재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반도체용 HBM 필수 공정 장비인 ‘듀얼 TC 본더’를 개발해 시가총액 6조원 (지난 1일 종가 기준)을 넘으며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 시가 총액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곽 회장은 2013년 우수자본재 개발유공자로 선정돼 기업인으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지난 1991년에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맡아 반도체 산업의 위상 재고와 함께 대한민국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했다.

곽 회장은 또 1997년부터 현재까지 취약 계층 아동을 위한 의료 지원, 장학 사업, 교육 사업 등을 후원하며 평소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힘썼다.

조문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되며 장례는 한미반도체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이사 부회장), 딸 곽혜신, 곽명신, 곽영미, 곽영아가 있다. 발인은 오는 6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