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작년 4분기 1.7조 영업손실…10년 만에 적자전환(상보)

by이다원 기자
2023.02.01 08:08:32

분기 적자 2012년 3Q 이후 처음
급감한 반도체 수요·가격 직격탄
올해 투자 규모 50% 줄이며 대비
반등기 기다리며 기술 혁신 지속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얼어붙은 메모리 업황 충격으로 10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 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어닝 쇼크’에 빠졌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사진=연합뉴스)
SK하이닉스(000660)는 지난해 연결 기준 4분기 매출액 7조6985억7100만원, 영업손실 1조7011억7700만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1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8% 감소, 적자 전환한 수치다.

SK하이닉스가 분기 단위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고 제품 가격도 대폭 떨어지면서 마이너스 전환을 피하지 못했다.

시장 예상보다도 적자 폭이 커졌다. 에프앤가이드 추산 SK하이닉스 4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1조2105억원 수준이었다.

연간으로는 매출액 44조6481억원, 영업이익 7조66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3.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3.5% 주저앉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성장세는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반도체 다운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 규모를 지난해(19조원) 대비 50% 이상 줄이는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도래할 반도체 업황 반등기를 기다릴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역시 다운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2023년 전체적으로 보면 하반기로 갈수록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반도체 산업계는 투자 축소, 감산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공급량이 조절되고 있어 재고가 상반기 중 정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IT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사용량을 늘리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 수요 역시 점진적으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SK하이닉스는 DDR5, LPDDR5 등 주력제품·미래성장 분야 관련 투자는 이어가며 미래 동력을 찾는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최근 인텔이 DDR5가 적용되는 신형 CPU를 출시하고,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발생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며 “당사가 데이터센터용 DDR5와 176단 낸드 기반 기업용 SSD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시장 반등시 빠르게 턴어라운드를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