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 2분기 호실적에도 빨간불…왜?

by김응태 기자
2022.08.20 10:22:50

[주목!e해외기업]
주택가격 상승에 2Q 매출 호조
상반기 기점 실적 피크아웃 전망
모기지금리 급등에 주택수요 둔화
3분기부터 매출·마진 감소 불가피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미국의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업체인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의 실적이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주택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입었지만, 모기지 금리가 급등해 하반기 주택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어서다. 증권가에서는 주택 경기 악화에 오픈도어가 주택 구매 수량을 축소하고, 재고 주택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당분간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 레바논의 한 집 앞에 매물 표지판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일 “오픈도어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54% 증가한 41억9000만달러, 에비타(EBITDA·감가상각전 영업이익)는 772% 늘어난 1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며 “블룸버그 컨센서스와 비교해 매출액은 부합, 에비타는 31.5% 상회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오픈도어의 매출액은 개보수한 주택을 판매하는 수량에 달렸다. 올해 2분기 자사 플랫폼을 통해 판매한 주택은 총 1만482채다.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이익률도 개선됐다. 꾸준히 축적해온 재고 주택을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덕이다. 미국에서 2분기 동안 판매된 주택의 중위가격은 42만7000달러로 전년 대비 13.8% 상승했다.



문제는 2분기 실적 호조가 마냥 반갑게 받아들일 수 있는 신호가 아니라는 점이다. 증권가에선 오픈도어의 2분기 실적이 피크아웃하는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 판매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전미주택건설업협회에서 산출한 주택시장지수는 8월 기준 49포인트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신규주택 판매 건수나 방문 고객의 트래픽에 관해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사로, 50포인트를 하회하면 주택 경기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뜻이다. 상반기 미국 주택판매량은 전년 대비 9.3% 감소했으며, 연초 62만건에 불과했던 판매재고는 6월 기준 100만건을 넘어섰다.

이 같은 전망에 오픈도어의 실적도 3분기부터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오픈도어는 이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재고 조정에 돌입했다. 현재 오픈도어가 확보한 주택 재고는 1만7013채로, 가치로 환산하면 66억달러에 이른다. 더군다나 모기지 금리가 200bp(1bp=0.01%포인트) 이상 상승해 실수요자의 구매 환경이 악화된 점도 실적 악화가 예측되는 요인 중 하나다. 강 연구원은 “오픈도어가 컨퍼런스콜에서 재고 부담을 덜기 위해 주택 가격을 낮춰서 판매하고, 당분간 주택 구매 수량도 줄이기로 했다고 밝혔다”며 “당장 3분기부터 매출액과 마진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주가도 하락세다. 지난 18일 기준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0.49% 하락한 5.06달러다. 블룸버그에서 제시한 투자의견 컨센서스 비중은 매수 61.5%, 보유 30.8%, 매도 7.7%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