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맞은 원자재 시장, 코로나 초기와 유사한 흐름"

by고준혁 기자
2021.08.17 08:12:40

대신증권 분석
S&P GSCI 에너지 0.42%↓·비철금속 1.20%↑
기관별 원유 수요 전망 갈려…IEA 하향·OPEC 유지
"원자재 수요 증가 지속될 것…되레 공급 차질 재개 가능성"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원자재 시장은 작년 초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했을 때와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 바이러스는 원자재 수요 회복 속도를 늦추겠지만 수요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CRB원자재지수는 작년 4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던 것과는 달리, 지난 13일 기준 216.96포인트로 전주 대비 1.15% 상승했다. CRB원자재지수는 7월 말 221.21포인트를 기록한 뒤 박스권에서 등락 중이다. 다만 원자재 섹터 내 에너지만 전주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S&P GSCI 에너지 섹터는 전주 대비 0.42% 하락했고, 농산물, 비철금속, 귀금속의 경우 전주 대비 각각 3.80%, 1.20%, 0.53% 상승했다. 이는 작년 초 원자재 시장 가격 흐름과 비슷한 것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심각했던 작년 4월을 돌이켜보면 원자재 내 에너지 시장의 하락이 가장 컸는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셧다운으로 교통향 원유 수요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현재 델타 국면도 중국이 이동제한 조치를 강화하는 등 원요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다만 기관별 향후 전망은 다르다고 전했다. IEA는 8월 에너지전망 보고서를 통해 원유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조정하지 않았다.



비철금속의 경우 상대적 수익률이 양호했다. 미국의 1조달러 규모 인프라 법안 통과, 중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 및 규제 완화 등 정책 기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전기자동차 판매 증대도 비철금속 가격 하방을 지지한다고 설명된다.

김 연구원은 델타 바이러스 확산으로 원자재 시장이 작년으로 돌아갔지만, 수요만큼은 강하게 확인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현재 원자재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작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단 점은 참고할 만하다”며 “델타 확산은 원자재 수요 회복 속도를 늦출 수 있겠지만 수요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공급 차질 이슈가 다시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