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부동산 과열 우려가 발목…"기준금리 동결할 것"

by김정현 기자
2019.11.25 06:00:00

[이데일리 금통위 폴]
전문가 11명 중 11명 전원 “금리 동결” 한목소리
7월 10월 연이어 금리인하…아직은 지켜볼 때
부동산 가격 상승 부담될까…내년 동결론 솔솔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결국 한 번 더 내릴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부동산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출렁이면 기준금리를 더 내리긴 힘들어지겠죠.”(조용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거의 100%다. 이미 기준금리(연 1.25%)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데다, 지난 7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인하한 만큼 그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의 강력한 가격안정 정책에도 불구 꿈틀대고 있는 부동산도 금리 인하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데일리가 24일 경제·금융 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1명 전원이 이번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현 1.25% 수준에서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 본회의는 오는 29일 열린다.

금통위가 지난달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만큼, 이번달 연달아 인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이번에는 동결을 예상한다”고 했다.

오히려 관심이 쏠리는 것은 내년 기준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다. 특히 금통위원들 간에 향후 기준금리 방향을 두고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내년 기준금리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이번 설문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타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6명은 만장일치 동결을, 5명은 소수의견이 제시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봤다.

내년중 한 차례 정도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문가가 다수이긴 하다. 내년에도 경기 상황이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1분기 경기 지표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2월 정도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책임연구위원 또한 “내년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아주 높게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대외여건 개선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내년 2월경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은이 당분간 동결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내년에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내놓은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됐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예상한다”며 “2분기 이후 지표 개선이 확인될 경우 하반기까지도 동결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고가주책을 중심으로 꿈틀대고 있는 부동산 경기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기 부담스럽게 만드는 요소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MBC ‘국민이 묻는다―2019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 “지금 방법으로 못 잡으면 보다 강력한 여러 방안을 강구해서 반드시 잡겠다”며 부동산 가격안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한 뒤 혹시라도 집값이 상승한다면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중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지만, 부동산 상황에 따라 금리 조정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선임연구원은 “결국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할지는 금융안정과 금리 실효하한을 어디로 보는 지에 달려 있다”며 “여러 가지 금융불안 요소 중에서도 부동산 가격 급등이 금리인하를 제한하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금리 실효 하한은 금리를 내렸을 때 실제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