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조' 맥쿼리인프라 주총 '표대결' D-0…3대 쟁점은

by오희나 기자
2018.09.19 06:0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시가총액 3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공모 인프라펀드인 ‘맥쿼리인프라(088980)투융자회사(MKIF)’ 운용사를 결정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지켜야 하는 맥쿼리자산운용과 빼앗아야 하는 플랫폼파트너스·코람코자산운용이 어떤 결과를 얻을 지 주목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플랫폼자산운용은 MKIF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의 운용보수가 과다하다며 10분의 1로 낮추고 성과보수를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코람코자산운용으로 운용사를 변경하는 것을 안건으로 주주총회를 제안했다.

이날 임시 주총의 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맥쿼리운용이 받고 있는 운용보수가 적정한지 △플랫폼운용과 코람코운용의 역량이 충분한지 △교체시 MKIF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관련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이다. 특히 5대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이 교체 찬성 권고 3곳, 유지권고 2곳으로 엇갈리면서 향후 주주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MKIF의 보수는 시가총액의 1.1~1.25%에 이르는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다. 플랫폼은 MKIF가 지난 10년간 인프라에 대한 신규투자활동이 없고 향후 24년간 약 8조6000억원의 채권형 현금흐름이 예상된다며 이를 패시브펀드라고 주장했다. MKIF가 투자한 인프라는 민자도로·교량으로 이에 따른 수익(통행료)을 펀드투자자에게 배당한다.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전하는 구조다. 이러한 계약에 기반한 현금흐름은 국가신용도 기반 장기 물가연동 원리금상환 형태인 채권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MKIF의 보수 체계는 유사한 펀드 대비 약 24배 높은 수준이고 특히 최근 설립된 펀드들보다는 약 32배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맥쿼리운용은 글로벌 인프라 펀드의 평균 기본보수는 1.5%, 평균 성과보수는 20%(기준수익 8% 초과분에 적용)수준이라고 반박한다. 맥쿼리가 운용하는 대부분의 펀드들은 대체로 경영권 지분에 투자하는 액티브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호주 맥쿼리자산운용(MIRA)이 현지 더인프라스트럭처펀드(TIF)를 위탁운용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운용보수를 연 0.5~0.6% 수준에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에서 유독 비싼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맥쿼리운용은 TIF는 맥쿼리가 직접 발굴한 자산이 아니며 운용 자산도 주로 경영권이 없는 소수 지분으로 구성돼 한국 MKIF와 단순 비교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맥쿼리는 코람코운용이 MKIF 운영에 필요한 경험과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올해초 인프라펀드사업부를 설립했고 상장 인프라 펀드 운용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은 한 명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코람코운용으로 변경하는 것은 MKIF의 운영에 불안정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플랫폼은 MKIF가 인프라분야 주식투자의 첫 사례라고 지적하며 장기 투자자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자산운용은 이에 대해 운용사 변경에 실패하더라도 중장기 투자를 하겠다고 반박하고 있다. 코람코운용 또한 인프라 운용경험이 없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 인프라펀드 운용의 성과는 회사의 실적이 아닌 담당인력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코람코는 국내 최고의 인프라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했고 인력측면에서 맥쿼리자산운용보다 우위에 있다고 반박했다.

맥쿼리운용은 이번 플랫폼 제안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주주 비율이 20%일 경우 MKIF는 6300억원 규모 주식매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용공여 약정을 체결한 은행 등 대주단으로부터 자산 운용위탁계약 해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통지서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운용사 교체안건이 통과될 경우 MKIF에 대출금 1000억원 이상 즉시 상환과 2000억원 수준 회사채 상환 요구가 현실화될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MKIF는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오는 19일 임시 주주총회의 안건인 운용사 교체에 대해 발행주식수의 약 30.8%(1억744만1593주)에 해당하는 주주들로부터 반대의사 통지 받았다는 공문을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실제 주식매수청구가 실행되면 약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상 주식매수청구권은 안건이 통과가 된다는 전제하에 미리 반대의사를 통지해야만 발생하는 자격필수요건이기 때문에 신청해두는 주주들이 많아 실제 청구되는 규모는 가늠할수 없다.

이에 대해 플랫폼은 대주단의 반대로 인해 생길 기존 MKIF의 부채지급 의무를 대비하기 위해 코람코가 5000억원 상당의 금융 약정을 확보했고 플랫폼의 추가 펀드에서 500억원을 추가투자하겠다고 반박했다.

내일 운용사 교체를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50% 이상이 찬성하면 된다. 시장에서는 소액주주들과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찬성’을, 지분율 22%가량인 외국계 투자자들은 ‘반대’ 쪽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CGS와 서스틴베스트가 찬성을 권고했다는 점에서 48%에 달하는 기관투자가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펀드는 일반적으로 평가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주주들이 맥쿼리인프라펀드가 액티브로 볼 것인지 패시브로 볼 것인지가 표심을 결정하는 쟁점일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