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주택시장…檢이 찔러도 끄떡없네

by김성훈 기자
2016.06.15 05:30:00

검찰 세종시 아파트 불법전매 수사
''반쪽짜리 공무원도시'' 우려에도 굳건
준공후 미분양 주택 한가구도 없어
청약·매매문의 여전..훈풍 이어갈듯

△ 검찰의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의혹 수사에도 세종시 부동산시장은 굳건한 모습이다. 정부 종합청사에서 바라본 세종시 아파트 단지 전경.
[글·사진=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얼마 전 세종시 1-1생활권 L2블록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세종 3차’ 아파트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지난 4월 문을 연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3일 만에 2만 5000명을 웃도는 인파가 몰렸다. 모델하우스 앞은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로 줄이 30~40m가량 이어졌고 30여 곳의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은 손님 잡기에 열을 올렸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서 55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320건의 청약이 이뤄져 평균 4.17대 1, 최고 96.67대 1(전용 134㎡형)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마감됐다.

그러던 지난달 12일 검찰이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새 집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 불법전매 수사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대전지검 특수부가 세종시 부동산중개업소 6곳을 압수수색하고 아파트 분양권 거래 내용 등을 확보한 것이다. 일각에서 세종시 주택시장이 얼어 붙을 것이라는 위기설마저 나왔지만 이 아파트는 정당계약을 시작한 지 보름여 만인 지난달 16일 계약을 100% 완료했다.

검찰의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 불법 전매 의혹 수사에도 세종시 주택시장은 굳건한 모습이다. ‘반쪽짜리 공무원 도시’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공시지가가 전국 평균의 세 배를 웃돌면서 전국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투자처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지난 9일 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면서 주택 매입을 망설이던 수요자들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땅값은 일년 전보다 평균 15.28% 뛰면서 제주(27.77%)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국 평균(5.08%)과 비교해 3배를 웃도는 수치로 지난해 지방 부동산시장을 이끌었던 대구(9.06%)·경북(9.0%)·부산(7.33%)마저 줄줄이 넘어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반시설 확충 등 도시가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토지 수요가 늘었고 지난해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사업 발표 등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미분양 물량도 씨가 말랐다. 국토부에 따르면 세종시 미분양 주택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4가구에 불과하다. 시장에서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한가구도 없다.

청약 열기도 뜨겁다. 지난 4월부터 인사혁신처와 국민안전처 등 정부기관의 4단계 이전이 시작된데다 인근 지역 실수요자의 세종시 아파트 청약까지 가능해지면서 분양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 아파트 공급 물량이 지난해보다 줄어 세종시 주택시장은 쉽게 식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만 7382가구에 달했던 세종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들어 7584가구로 56%(9798가구)나 줄었다. 세종시 A공인 관계자는 “검찰의 분양권 불법 전매 수사에 한때 잠깐 시장 열기가 움츠러들었지만 최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 이후 아파트 청약이나 매매를 문의하는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세종시는 도시 정책이 안정화되는 상황이고 생활편의시설 조성도 속도를 내고 있어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실수요를 염두에 둔 투자수요의 시장 유입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