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복래 준위, 참전용사 선친 뒤이어 일가족 5명 육군에 헌신

by김관용 기자
2016.06.05 09:05:07

호국보훈달 맞아 재조명, "참전용사의 후예이자 육군의 후예"
선친 이어 육군 부사관 임관, 두 아들과 며느리는 장교
아내는 부대식당 조리원, 일가족 근무연수만 66년에 달해

조복래(왼쪽부터) 준위와 큰 아들 조현진 대위, 둘째 아들 조현우 대위가 한 자리에 모였다. [육군 제공]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육군 39사단 독수리연대에서 근무하는 조복래 준위(54)의 아버지 故조재범 씨는 6·25전쟁 당시 병사로 참전했다. 지난 2006년 지병으로 작고한 조 준위의 아버지는 생전에 보급부대 소속으로 목숨을 걸고 전쟁에서 군수품을 지원했다.

4형제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난 조 준위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흐릿하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들었던 나라사랑 교육은 늘 마음에 새기고 있었다. 그 영향으로 조 준위는 1986년 하사로 군문에 투신했다.

그는 2010년 준사관으로 임관한 후 지금은 연대 탄약반장 임무를 수행하며 두 아들에 며느리까지 얻은 다복한 가장이 됐다. 그러나 그에게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것은 처와 두 아들, 그리고 둘째 며느리까지 모두 육군에 복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준위의 큰 아들 조현진 대위(30·3사45기)는 2010년 임관해 GOP에서 소초장을 마치고 현재는 52군수지원단에서 중대장으로 복무 중이다. 형의 뒤를 이어 2011년 임관한 작은 아들 조현우 대위(29·학군49기)도 역시 GOP 소초장을 시작으로 현재는 7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중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또 조현우 대위의 처이자 조 준위의 며느리인 권혜수 대위(29·간호사관51기)는 국군대전병원과 2사단을 거쳐 지금은 66사단 의무대에서 간호장교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 준위의 아내 윤숙희 씨(53)는 현역 군인은 아니지만 조 준위와 같은 부대의 식당조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윤 씨는 1996년 육군 탄약사령부에서 처음 근무를 시작할 때 장염을 앓아 식사를 못하는 병사를 위해 죽을 끓여주고 급체한 병사를 위해서 엄지손가락에 피를 내주는 등 엄마와 같은 자상한 조리원으로 유명했다. 윤 씨가 워낙 병사들을 사랑하다 보니 부대를 옮긴 후에도 지휘관이 군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병사들을 취사병으로 보내 윤 씨의 특별한 보살핌을 받도록 한 사례가 있을 정도였다.

윤 씨처럼 조 준위 가족 모두는 조국애 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사랑을 남다르게 실천하고 있다. 요즘처럼 혈액수급이 어려운 때에 조 준위와 두 아들 등 세 명이 헌혈한 횟수는 도합 94회에 달한다. 또한 두 아들과 며느리는 모두 각막과 조혈 모세포 기증을 약속했다. 특히 며느리 권 대위는 장기 기증서에도 망설임 없이 서명해 간호장교로서의 책임감과 진정한 사랑의 실천을 보여줬다.

조 준위는 “우리 가족이 모두 육군에 소속돼 당당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는 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면서 “해마다 현충일이 다가오면 전쟁에 참전하신 아버지가 더욱 생각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