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X-파일]이마트 임원회의..'실적보다 아이디어'

by민재용 기자
2015.08.16 10:05:09

임원회의서 실적 정보 공유 안해
매출 증대보다 `소비자 관심 증대`에 회의 초점
피코크 상품 개발 등 구체적 과제 논의
임원회의, 이마트 비밀연구소 출범 동력으로 작용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지난주 매출이 많이 떨어졌네. 이유가 뭐지. 대책은..김 상무, 매출 회복 방안 마련해 봐요.”

이마트 임원회의에서는 이 같은 일상적인 임원들 간 대화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새로운 상품개발과 새로 들어설 매장의 콘셉트 등 어떻게 보면 실무선에서 논의될 법한 구체적 업무과제가 논의된다.

이마트(139480)는 매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김해성·이갑수 두 대표가 주재하는 임원 회의를 연다. 임원회의에서는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회사의 주요 경영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하지만 임원 회의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매출 등 영업 실적 상황에 대한 정보는 회의서 전혀 다뤄지지 않는다. 매출이 크게 떨어지거나 오르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마트 임원회의가 매출 실적을 다루지 않는 이유는 회의의 초점을 ‘이마트 매출 증대’보다는 이마트에 대한 ‘고객의 관심 증대’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대한 고객의 관심 증대가 결국 매출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단 기간에 매출 실적에 ‘일희일비’ 하지 말자는 공감대가 임원들 사이에 형성됐다.



최근 이마트가 공을 들이는 피코크 상품군 확대 방안도 임원 회의의 단골 주제거리다. 피코크는 이마트가 자체 제작하는 프리미엄 간편 가정식 식품 브랜드로 최근 선보인 ‘남원추어탕’이 이번 회의때 집중 논의된 주제였다.

이마트 킨텍스점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매장 개발도 임원들이 신경 쓰는 부분이다. 임원들은 이제 전통적인 대형마트로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할 수 없다고 보고 전자 매장과 창고형 매장, 가구 등을 함께 살 수 있는 변종(?) 매장 개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이마트의 임원회의는 ‘이마트 비밀 연구소’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도한 이 연구소는 ‘세상에 없던 대형마트’를 만들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발명 위원회를 구성하고 직접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 비밀연구소 출범을 앞두고 “(손님이 줄어든 것은) 단지 고객이 와야 할 이유를 우리가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가격할인이 (다가) 아닌, 이마트를 찾아와야 할 본질적인 이유 즉, 업(業)의 새로운 의미를 절박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