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4.11.03 08:05:13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시간이 참 빠르다. 유럽 경기둔화에 휘청이던 10월도 지나고 이제 11월이다.
다행히 지난달 마지막은 분위기가 좋았다. 현대차(005380)에 이어 삼성전자(005930)의 배당 확대 가능성이 시장 분위기를 뜨끈하게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120만원 선을 회복하며 3분기 어닝쇼크로 하락했던 주가를 만회했다.
실적 부진이라는 대형 난제 속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던 대장주가 강세를 보이자 코스피도 1960선을 회복했다.
게다가 10월 마지막 날 일본은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등 유동성 장세에 힘을 실어줬다. 일본은 현행 60~70조엔의 자산매입 규모를 80조엔으로 높인다고 밝혔다. 또 중장기 국채 매입액을 연간 50조엔에서 80조엔으로 확대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 2%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공적연금(GPIF)은 채권 비중을 낮추고 일본 주식을 포함해 글로벌 주식의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이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급등했다. 다우존스종합지수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지수 모두 1% 넘게 올랐다. 유동성을 갈구하던 유럽증시는 2%대로 시원하게 올랐다. 일본 증시는 4% 날았다.
다만 우리 증시는 아직 유동성 장세를 즐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달러-엔 환율이 다시 110엔선까지 오르는 등 공격적인 엔저에 한국 수출주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탓이다. 실제로 글로벌 증시가 축포를 터뜨릴 때 우리 야간선물의 상승세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일본의 결정은 엔저 보다 ‘유동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자산매입이 끝난 만큼, 글로벌 유동성이 가라앉는 시기에서 일본이 자금을 풀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GPIF에서 일본 주식과 함께 글로벌 주식 비중을 높인 만큼, 한국 주식에 대한 매수세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부터 일본 자금이 한국 증시를 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1950선에서 오가는 현재,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유동성 바통을 이어받은 상황에서 이달 중순에는 삼성SDS의 상장도 예정돼 있다. 10월처럼 무조건 비관적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해소된 불확실성 속에 투자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