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자사주 매입,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변화 관심"

by김기훈 기자
2014.10.31 08:20:11

1047억 들여 자사주 220만주 취득 결정
삼성생명 중심 금융계열사 소유구조 변화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삼성증권(016360)이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증권가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지배구조 변화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일 삼성증권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 가치 제고 목적으로 1047억2000만원을 들여 자사주 220만주를 취득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 수의 2.88%에 해당한다. 삼성증권의 기존 자사주 지분율은 2.63%로, 이번 자사주 매입 후 지분율은 5.51%로 상승하게 된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 후 올해 말 기준 삼성증권의 예상 자기자본은 3조5000억원에서 3조4000억원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당순이익(EPS)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다만 “이번 자사주 매입 후 자사주를 포함한 삼성 계열사의 삼성증권 지분은 25.2%로 높아질 것”이라며 “향후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자사주 매입 목적에 대해 시장에선 삼성그룹의 소유구조 변화 맥락에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증권의 최대주주는 11.14%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생명이고, 특수관계인 범주의 법인과 재단 지분(8.54%)에 이번 자사주 매입량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25.2%가 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금융지주회사의 틀로 재배치될 경우 지분이 30% 필요할 것이라는 점에서 4.8%포인트를 더 사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다만 삼성증권은 이번 자사주 매입이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그룹 소유구조 변화와 연관짓지 않더라도 올 상반기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변화로 인한 잉여자본 증가와 삼성자산운용 지분 매각과 관련해 자사주 매입 가능성은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삼성증권과 그룹 계열 금융사의 포트폴리오는 자산운용사 지분의 직접 보유 여부를 떠나 고령화와 저성장, 저금리 시대 속에서 연금 및 자산운용업 중심의 금융산업 질서 변화에서 유리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