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경계영 기자
2013.12.17 08:43:32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증권가에서는 KT 차기 회장 후보로 황창규(60) 전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이 내정된 데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광대역 롱텀에볼루션(LTE) 경쟁력 강화, 구조조정 등 사업계획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030200)는 지난 16일 오후 최고경영자(CEO)추천위원회를 열고 새 회장 후보로 황창규 씨를 추천하기로 했다. 황 후보자는 내년 1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최종 승인을 받아 회장에 선임될 예정이다.
황창규 회장 후보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립대 전자공학 박사로 삼성전자 기술총괄사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자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반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다. 최근에는 성균관대 석좌교수 및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을 역임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 출신이 회장 후보자로 확정되면서 KT가 경영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나태함을 막고 끊임없이 위기론을 강조하는 문화를 가진 삼성 출신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수익성 개선 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전자와의 관계를 향상해 무선통신부문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첫 단추를 잘 끼웠다’고 평가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황창규 회장 후보자가 정치색이 강하지도 않고 트랙 레코드가 훌륭해 시장의 평가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무선통신부문을 차별화하고 유선통신부문의 둔화를 막는 등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종전 KT는 광대역 LTE에서 우위를 가져가지 못하는 등 대응이 미흡했다”며 “통신 관련 산업을 잘 아는 수장이 내정된 만큼 빨리 대응해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다만 ICT 산업에 이해도는 높지만 통신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풍부한 데다 KT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경영을 혁신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반도체 전문가로 통신서비스에 대한 경험이 미약하다”고 말했다.
최근 KT 주가를 끌어내렸던 배당 문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진단도 나온다. 황승택 연구원은 “아직 배당이 확정되지 않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당 1000원을 배당할 경우 주가에 부담이 되겠지만 주당 1500원 수준이라면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