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아티스트다] 가수 추가열 '문인화에 포크감성 담다'
by김인구 기자
2013.09.27 08:27:27
홍형표 작가에 1년간 사사
매란국죽 대신 기타·음표 사용한 소재 독특
부드러운 선 따뜻한 색 추구
작품 더 쌓이면 겨울쯤 개인전
| 추가열의 문인화 ‘나의 이야기’(사진=김인구 기자 cl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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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추가열(45)은 15년간 무명생활을 떨치고 2002년에 데뷔해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포크가수다. 기타 연주에 맞춰 부르는 감성적인 보컬이 매력적이다. 데뷔곡이자 히트곡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가 중·장년층의 인기를 얻으며 ‘7080 콘서트’ 무대 등에서 활약했다. 포크가수로서 드물게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 후배가수인 슈퍼주니어T가 2007년 발표한 앨범 ‘로꾸거’에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를 리메이크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자주 노출되지 않은 탓에 그가 그림을 그린다는 사실을 아는 팬들은 많지 않다.
▲문인화가 홍형표 사사 “기타와 음표 그려”
추가열은 연예계에서 숨겨진 실력파 화가 중 한 명이다. 주로 문인화(文人畵)를 그리는데 한눈에 봐도 솜씨가 범상치 않다. 문인화란 그림을 업으로 하지 않는 선비나 사대부가 여흥으로 그렸던 그림을 말한다. 중국 북송시대부터 유래했으며 서화나 서예, 인물화, 묵죽화 등 소재가 다양한 편이다.
추가열은 아주 우연한 기회에 문인화에 눈을 떴다. 여느 때처럼 지인의 행사장에 축가를 불러주러 갔다가 문인화가로 잘 알려진 홍형표 수원미술협회장을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홍 회장의 문인화를 보고 반한 그는 “어렸을 때 꿈이 화가였다”고 고백했고, 홍 회장이 “해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답해 문인화에 입문했다. 불과 2년여 전이다.
“그 이후 얼마 안 있어 수원에 공연행사로 가게 됐고 다시 홍 회장을 찾아가 제자가 됐다. 원래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 화가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전국미술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적이 있다. 아마도 그때가 떠올랐나보다. 홍 회장 문하생으로 1년 정도 공부하고 전시에 참여했다.”
그렇게 그린 그림이 기타와 16분 음표를 표현한 ‘나의 이야기’이다. 동양화 물감으로 배접까지 3일 정도 매달려 완성했다. 부드러운 선과 따뜻한 색감이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연상시킨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기타에서 금방이라도 선율이 흘러나올 것 같다.
“지금까지 약 7점 정도 그렸는데 홍 회장은 내게 ‘구성이 놀랍다’며 칭찬하신다. 문인화 소재가 전통적으로 매화·난 등인데 기타를 그린 것도 독특하게 봐주시는 부분이다. 앞으로도 계속 기타를 그리고 싶다.”
▲겨울쯤 개인전 “음악과 그림으로 소통하고파”
어느 정도 완성된 작품이 쌓이면 올겨울쯤 개인전을 열 생각도 갖고 있다. 서양화와 동양화가 어우러지는 자리가 될 것 같단다. “얼마 전부터 배재대 실용음악과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 가을에는 일본 무대에 진출하는 것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그림은 틈나는 대로 계속 그리고 싶다. 붓 하나로 그리는 과정이 즐겁고 완성된 그림을 통해 얻는 만족감이 크기 때문이다. 주변에도 그림 그리는 친구들이 많은데 추천해주고 싶다.”
추가열은 가수 박학기와 의형제처럼 지내고 있는데 여기엔 평소 콘서트를 함께하는 것뿐만 아니라 똑같이 그림 그리는 취미도 한몫 했다. 박학기는 만화 같은 느낌의 인물화를 그린다. 또 평소 친분을 나누는 남궁옥분, 마음과 마음과도 음악과 그림으로 소통하고 있다. 남궁옥분은 서예, 마음과 마음은 회화에 재능이 있다.
“음악만큼이나 그림도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는 수단이 되는 것 같다. 무명으로 힘든 시절에도 음악과 그림이 있기에 견딜 수 있었다. 다른 이들에게도 음악과 그림으로 여유와 휴식을 전해주고 싶다.”
| 추가열이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인구 기자 clar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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