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병묵 기자
2013.09.17 08:43:52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소셜커머스가 ‘신유통’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저가 상품을 판다는 선입견과 달리 중고가 상품으로 거래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관련업체들은 이번 추석에 소셜커머스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티켓몬스터는 이번 추석 특별 기획전을 프리미엄 상품으로 집중한 결과, 지난해 추석 대비 거래액이 140%나 급증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까진 프리미엄 제품과 저가 제품을 동시에 판매했지만 올해는 15만원대 한우와 건강식품 ‘불로초’ 등 나름대로 고가의 상품에 집중한 결과다.
티몬 관계자는 “소셜커머스가 저가 위주의 상품만 공급한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라며 “작년까진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는데 올 추석에는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 더 좋은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위메프는 2011년 4월에 명품쇼핑몰 ‘프라이빗라운지‘를 인수해 업계 최초로 명품 카테고리 시장에 일찍이 진입한 바 있다. 현재는 티몬, 쿠팡 등 소셜커머스 3사 모두가 명품가방과 고가의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진 저가 상품이 많다. 위메프는 이번 추석 특별 기획전에서 최저가 5900원짜리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선물세트와 양말세트가 가장 많이 팔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가 신종 유통채널로 분명하게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실험기를 거쳐 ’제대로 된‘ 제품들까지 구매할 수 있는 유통채널이 됐다는 뜻이다.
온라인쇼핑업체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초고속 인터넷의 발달로 불이 붙었던 오픈마켓들도 초기에는 저가 위주의 상품을 팔다가 일정 거래가 유지되면서 명품 등 고가의 상품들도 판매하기 시작했다”며 “고가 제품의 증가는 소셜커머스가 기존의 유통 영역에 깊이 들어와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기존 유통채널들이 모바일을 통한 상거래를 오래 전부터 시도했다가 실패했는데 모바일 환경에 걸맞은 쇼핑 방식은 바로 소셜커머스였다는 분석도 있다. 고객 입장에서 싼 물건을 공동구매하기 위해선 ‘기동력’이 필요한데, 바로 스마트폰이 가장 접근하기 좋은 채널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에도 아직까진 체력이 너무 허약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거래액과 매출은 날로 늘어나지만 아직 실질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티몬은 매출 815억 원에 영업손실 817억 원으로 적자를 봤다. 위메프도 230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70억 원을 기록했다. ‘빅3’가 치열한 광고, 마케팅 경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번 추석에도 한 업체는 고객에게 전격 ‘무료배송’을 실시했다. 고객 편의는 향상되지만 장차 이 신종 유통모델의 서비스 질이 하락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다른 유통 채널보다 고객 불만이 많다는 것도 개선해야 할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접수된 상품권 관련 소비자상담이 연평균 2200여 건으로 집계됐으며 피해구제 신청된 545건 중 소셜커머스를 통해 구매한 경우가 371건(68.1%)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온라인쇼핑몰이 36건(6.6%), 매장 구입 19건(3.5%) 순이었다.
한 소셜 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시장 초기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했고 지금도 그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며 “가격이 생명인 상황에서 경쟁사보다 비싸게 내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고 말했다.
티몬 관계자는 “대개 신규업태는 태동 초기엔 치열하게 다툰다”며 “이미 하나의 거대 시장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시장이 안정화되면 출혈 마케팅 및 고객 불만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