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행정구역 개편뒤 선거구제 논의"

by김세형 기자
2009.08.16 16:55:10

靑, 선거제 개편 등 8·15 경축사 24개 추진과제 추진
행정구역 체제 개편뒤 선거구제 개편 논의
권역별 비례대표적 강화·석폐율 제도 대안
李대통령 "선거제 개편, 여당이 손해보더라도 해야"
新평화구상 핵포기 전제..남북정상회담 가능성 열려 있어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 64주년 기념식에서 밝힌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 작업이 본격화된다. 정부는 이를 포함해 대통령의 경축사와 관련해서 각 부처에서 올린 24개 추진과제를 선별하고, 본격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대통령이 3대 핵심 테마를 통해 제시한 중반기 국정운영 방향은 최근 언급한 `근원적 처방`의 1차 종합판이라 할 수 있다"며 "청와대와 각 부처는 구체적 실행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곧바로 후속 작업에 들어갔으며, 추가적 대책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대변인은 "각 부처에서 올린 24개 추진과제가 이미 선별됐고, 청와대는 내부 회의에서 1차 조정한 뒤 17일 대통령주재 수석회의에서 이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대책 발표까지 그다지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음을 시사했다.

정치개혁 차원의 과제에는 대통령이 언급한 선거제도와 행정구역 개편이 포함됐다.

이대변인은 선거제도와 관련, "고질적인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생산적인 정치문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은 국회에서도 공감하고 있다"며 "과거 국회에서 논의한 바 있는 ▲ 권역별 비례대표제 강화 ▲석폐율 제도 도입도 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대변인은 특히 "민주당이 영남에서 의원을 배출하고, 한나라당도 호남에서 의석을 갖는 형태의 제도라면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며 "과거 노무현 정부도 정치선진화를 위해 중․대선거구제 개편을 제안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여당이 손해를 보더라도 해야 할 일이다. 우리 희생 없이 뭔가를 개선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강력한 개편의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별 득표율을 본다면 한나라당이 불리하고 여권이 선거제 개편에 꾸물거릴 수 있기 때문.



이대변인은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 "여야 모두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일부에서는 행정구역 개편이 선거구제 개편과 맞물려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지만 선거구제 개편은 행정구역 체제가 개편된 후 정치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대변인은 또 "이대통령이 추진하려는 행정구역 개편은 선진화된 행정모델을 염두에 둔 것이다. 중앙정부 권한을 강화하려 한다는 지적은 일부의 오해"라고 덧붙였다. 선거횟수 감축과 관련해서는 "선거횟수 조정은 기본적으로 국회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예를 들면, 1년에 2번 치르는 재보궐선거를 1번으로 조정하더라도 국가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한반도 평화구상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포기가 전제돼야 하는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대통령은 정부 출범 초기부터 견지해 온 대북정책의 기본 원칙을 유지하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하면 긍정적으로 호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쉬운 것부터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궁극적 과제인 비핵화와 재래식 무기 감축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핵 포기에 상응하는 종합적인 대북협력 프로그램은 5개 분야(경제, 교육, 재정, 인프라, 생활향상)에 걸쳐 `비핵개방3000 구상`의 기본요소들을 포함하는 포괄적 접근방식이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며 "종전처럼 단순한 대북지원을 넘어 북한이 스스로 경제개발을 이룩하도록 종합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구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북경제를 상호 보완적인 구조로 발전시키고 남북경제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며 "남북 고위급 협의체 설치 제안은 이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