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부-복권만능주의)③배보다 배꼽이 크다

by김희석 기자
2003.01.20 09:18:00

판매액중 18%만 발행목적대로 쓰여

[edaily 김희석기자] 정부기관이 복권을 발행하는 취지는 공공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주택복권은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 국민주택기금 조성을 위해, 체육복권은 체육진흥기금 조달을 위해, 녹색복권은 산업환경기능 증진사업 재원조달을 위해 각각 발행한다. 그러나 발행해서 판매한 복권대금은 너무나 많은 곳으로 새나가고 있다. 복권판매 수익금 목적대로 쓰는 건 20% 미만 복권 판매금액 가운데 당초 목적했던 수익금으로 들어가는 비중은 채 20%가 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복권 수익률(공공재원 조성률)이 유난히 뚝 떨어졌다. 총 판매대금 1조22억원 가운데 17.7%인 1776억원만 재정수입으로 들어왔다. (아래표 참조) 영국 등 선진국의 경우 통상 판매액의 최소한 30%이상이 공공재원으로 조성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처럼 공공재원으로 사용되는 비중이 낮은 것은 복권시장의 유통비용이 높기 때문. 복권판매대금의 50%가 복권당첨금으로 나가고 지난해 공공재원 조성률이 18%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비용은 무려 32%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복권판매대금의 3분의 1이 중간에서 샌다는 의미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꼴이다. 주택복권을 관할하는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주택복권의 경우 한해 조성되는 금액이 700억~800억원에 달한다"며 "97년~2001년 동안 수익률이 36~38% 수준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 발행된 복권의 경우 과당경쟁을 위한 판매수수료가 높아져 자금조성 수익률이 낮다"고 지적했다. 로또 물류비용 과다 의견 많아 로또의 경우도 물류비용이 만만치 않다. 판매금액의 50%는 당첨금으로 들어가고 시스템 투자비와 보수 성격으로 KLS컨소시엄에 9.6%가 지급된다. 또 판매점에 수수료 5.5%를 지급하며 국민은행이 운용수수료 2%를 갖는다. 여기에 마케팅 비용이 2% 가까이 들어간다. 판매액의 20% 정도가 경비적 성격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경비중에 가장 큰 비중은 시스템 투자비와 보수로 판매금액의 10% 가까이를 차지한다. 로또는 온라인복권이기 때문에 판매상은 단말기와 통신망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전국에는 국민은행 지점을 비롯한 5000개의 점포에 판매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KLS컨소시엄은 초기 시스템 설치를 위해 최소 7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열기를 감안하면 수천억원대가 투입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시스템 관리 및 설치를 위해 지불되는 비용이 과다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로또복권 단말기가 전용회선 뿐 아니라 인터넷망을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전용단말기를 고집하는 것이 보안상의 문제가 적고 IT투자를 유도할수 있다는 의도는 이해할 수 있겠지만 복권시장의 건전한 발전 차원에서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반론이 나오는 실정이다. 이는 또 올해 정부가 유통경비 축소를 위해 복권간에 서로 다른 판매수수료를 일정수준으로 일원화하고 수수료 보전성 홍보판촉비와 장려금은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계획과도 어긋난다. 한쪽에서는 유통비용 감소를 위해 복권판매상의 몫을 줄이겠다고 하면서도 다른 쪽에서는 적잖은 경비가 소요되는 설비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복권시장 수익률 현황(단위: 억원,%)
           97    98    99    00    01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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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액    3664  3209  4216  5074  7112 10022
수익금    1009   814  1348  1678  1834  1776 
수익률    27.5  25.3  32.0  33.1  25.8  17.7
<자료:국무총리 국무조정실, 한국조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