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개인에겐 최적화 결과물…정부·기업 더 노력해야"[ESF2024]

by김형욱 기자
2024.06.13 06:33:18

[27]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급격한 인구변화로 정부·기업 지속가능 시스템 ''빨간불''
개인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정부·기업이 유인 제공해야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현 저출생 상황이 개개인에게는 본인 상황에 맞춰 최적화한 정상적 결과물일 수 있다. 그러나 이대로는 정부와 기업의 시스템이 유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기업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개개인이 좀 더 출생률을 올리는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현 인구위기에 대한 정부와 기업, 개인의 역할에 대해 이같이 역설했다. 그는 오는 18~20일 열리는 ‘2024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저출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 세션의 사회를 맡을 예정이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여개국 중 가장 낮은 0.72명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0.6명대로 더 내릴 전망이다. 20년째 고심하고 있지만, 반등의 조짐이 보이기는커녕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 이대로면 우리나라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박 원장의 우려 섞인 분석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노동력이 부족하면 경제가 성장할 수 없고 경제성장이 안 되면 경제성장을 전제로 만들어 놓은 연금, 보험, 국방 등 정부 차원의 모든 시스템이 유지될 수 없다. 기업 역시 ‘젊은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혁신성이 떨어지고 경제가 침체해 내수시장이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가 개개인으로선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이를 방치할 경우 결국 정부와 기업, 개인 등 모든 경제주체가 고통스러워지는 만큼, 모든 합심해 극복해야 한다는 게 박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는 그동안의 저출생 대책 정책의 효과성을 정밀히 분석해 향후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인구 증가를 전제로 설계된 현 경제·사회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기업 역시 사회적 책임에 동참하는 형태로 그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녀 모두가 자유롭게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유연근무와 근로시간 단축을 적극 시행하고 인사·노무관리 체계를 경력단절을 막는 쪽으로 정비하는 것들은 기업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기업의 저출생 대응 역할이 정부가 기업에 부담을 지우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아무리 좋은 취지에서 추진한 정책이라도 자칫 기업 규제가 돼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기업은 어차피 국경을 넘어 최적의 입지를 찾아가는 만큼 사회적 역할이 부담을 넘어 과도한 규제가 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역할과 부담이 어느 정도가 돼야 할지에 대해선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작은 기업은 출산휴가 등 일·가정 양립 지원이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이 같은 사각지에 대해선 정부 지원이 함께 엮어져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원장은 현실 가능한 합계출산율 반등 목표를 다른 선진국과 비슷한 1.2~1.5명 수준으로 봤다. 이 정도 수준이면 고령층 활용도 제고와 여성 인력 비율 확대, 외국 전문인력 도입과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등을 활용해 노동력 감소 상황을 완충할 수 있으리란 판단이다.

그는 “고령층이라고도 해도 예전과 달리 건강하다. 평생 재교육을 통해 은퇴자가 인생 이모작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생산성 하락도 막고 젊은층의 역할도 어느 정도까지는 분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제학과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경제학 박사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 경제연구원장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