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이스라엘 143억달러 지원안 통과…민주당 반대(종합)

by김상윤 기자
2023.11.03 07:31:37

우크라이나 지원 제외·IRA 예산 충당에 백악관 반발
백악관 거부권 시사…상원 장악 민주당도 새법안 제출
의회 다시 소용돌이…민주당 내 친이스라엘 의원 변수…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공화당이 다수인 미국 하원은 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143억달러(약 19조원)를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우크라이나 지원과 연계해 법안이 통과돼야한다고 주장했지만, 공화당은 밀어부쳤다.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데다 백악관이 이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혀 실제로 법안이 최종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

신임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마이크 존슨 공화당 의원 (사진=AFP)
2일(현지시간) 미 하원은 이스라엘에 대한 143억달러 지원 법안을 놓고 투표를 한 결과 찬성 226 대 반대 196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현재 다수당인 공화당이 221석으로 민주당(212석)에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스라엘 지원 법안은 민주당, 공화당 구별없이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민주당은 12명 찬성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공화당이 만든 법안으로 백악관이 제출한 법안과 차이가 있다. 백악관은 앞서 지난달 20일 이스라엘 지원 143억달러에 우크라이나 614억달러(약 83조원), 대만 등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및 파트너 지원, 국경 관리 강화 등을 패키지로 묶은 1050억 달러(약 142조원) 규모의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스라엘 지원에 대해서는 초당적 지지가 있지만 공화당 반대가 많은 우크라이나 지원까지 패키지로 묶어서 처리하겠다는 게 백악관의 전략이었다.



하지만 하원 공화당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을 제외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143억달러만으로 짠 예산안을 지난달 30일 의회에 제출했고, 이를 통과시켰다. 이 예산은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의 국세청 지원 예산에서 충당하는 것이라 백악관은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이기도 하다.

백악관은 이 법안이 올라올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 통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지원과 함께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초당적 법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지원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도 친이스라엘 성향 의원들이 있는데다 신임 하원의장이 제출한 첫 법안에 대한 반대 부담감도 적지 않은 분위기가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특히 이달 중순 마지노선인 내년 예산안 통과를 앞두고 공화당과 지나치게 각을 세우기보다는 적절한 협상안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