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동거경제 진입…주요 경제지표 개선세"

by이은정 기자
2021.08.11 07:53:54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델타변이발 재유행에도 주요국 상황 이전과는 달라
백신 접종율 높은 일부 국가 중심으로 확산세 진정
고용·소비심리 개선·언택트 문화 일상화 등이 뒷받침
"백신 집단면역 수준 넘어설 경우 델타 변이 꺾일 것"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와의 동거 경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확산 강도와는 별개로 고용, 소비심리, 서비스 지표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개선세를 유지하면서다.

(사진=AFP)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코로나19에 대한 경제주체들이 적응력이 빨라지면서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며 “사실상 코로나19 와의 동거 경제 시대에 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안감이 확대되고 있지만 주요국 재유행 상황은 이전과는 다른 양상인 것으로 봤다. 백신 접종 비율(최소 1회 이상 접종)이 전인구 대비 60% 수준을 넘어서는 일부 선진국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우려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각종 이동제한 조치를 완화한 영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졌고, 높은 백신 접종률을 보이는 독일, 이스라엘도 심각한 수준은 아니란 평이다. 반면 백신 접종 비율이 100명당 50명대에서 정체 중인 미국 확진자 수는 하루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신흥국의 경우 낮은 백신 접종율을 고려할 때 강한 전염력의 델타 변이가 자연적으로 확산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이전 유행 국면과 비교했을 때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백신 접종 확대로 확산세가 심각하게 우려할 단계로 진입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표=하이투자증권
또 코로나19 상황이 1년 반가량 지속되면서 경제 주체들이 코로나19와의 동거 환경에 빠르게 적응, 이는 각종 지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우선 이동성지수를 보면 코로나19 재유행에도 소비 및 레저 부문의 이동성 개선 추세가 지속 혹은 강화되고 있다. 백신 접종 확대와 더불어 정부의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 완화 등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상황에 적응하고 있음을 대변한다는 설명이다.

또 미국 대도시의 사무직 근로자 복귀비율과 줌(Zoom) 주가 추이로 재택근무와 화상 회의 등도 언택트 문화의 일상화를 반영하고 있다. 미국 소매판매 중 이커머스(ECommerce) 비중이 지난해 팬데믹으로 급증한 이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는 현상도 언택트 경제의 보편화로 봤다. 특히 채용공고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 동거를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시그널로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고용, 소비심리와 서비스 지표 등 코로나 19 유행으로 늘 직격탄을 맞았던 주요 경제지표들이 재유행에도 불구하고 더욱 강한 개선세를 보이거나 유지하고 있음도 선진국 경제가 코로나19와의 동거 경제시대에 진입했음을 뒷받침해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비율이 집단면역 수준을 넘어설 경우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은 커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