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0.08.05 05:59:42
고관절은 엉덩 관절이라고도 불리며 골반뼈와 대퇴골을 연결하는 관절
인공관절 등 고관절 수술 90%이상 수혈 없이 진행... 고관절 골절, 사망 위험 높지만 수술치료가 최선
30년 고관절 치료 명의 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고관절은 엉덩 관절이라고도 불리며 골반뼈와 대퇴골을 연결하는 관절이다. 공과 같이 둥근 대퇴골의 머리(골두)와 그 부분을 감싸는 소켓 모양의 비구로 구성된다. 고관절은 몸통과 다리를 연결해 주기 때문에 몸무게 하중이 가장 많이 걸리는 관절이며,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기도 하다.
인체 관절의 표면은 연골과 활액막으로 둘러싸여 부드러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체중을 분산하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관절의 주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관절의 고유의 기능이 소실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가능한 여건이라면 반드시 받아야
특히 고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제대로 걷기위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골절이 발생하면 대부분 수술을 필요로 한다. 수술을 하지 못하면 환자는 통증으로 인해 보행이 불가하여 누워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 장기간 누워 있으면 폐렴, 욕창 등 합병증이 생겨서 결국은 목숨을 잃게 된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최근 급속하게 환자가 늘고 있는 고관절 골절과 치료에 대해 서유성 순천향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서유성 교수는 30년 이상 고관절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이 분야의 권위자이다.
서유성 교수는 먼저 “고관절 골절 환자 나이가 급격하게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1980년 ~90년대에는 60대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80~90대가 주류를 이룬다. 100세를 넘긴 환자의 수술도 종종 이뤄진다. 고관절 골절 발생건수도 2016년 기준 인구 1만명당 50대 2.1건, 60대 6.2건, 70대 30.5건, 80대 108건, 90대 187건 등으로 80대 이상부터 급격하게 증가했다.
고령이다 보니 당연히 동반한 만성질환도 많고, 수술 후 사망률도 높다.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골대사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2년 기준 고관절골절이 처음 발생한 환자 중 17.4%가 1년 이내에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남자를 기준으로 50대 6.2%, 60대 9.8%, 70대 18.7%, 80대 32.4%, 90대 47.2%로 높아진다.
이렇게 사망률이 높은데 수술을 받아야 하나 하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서유성 교수는 “수술이 가능한 여건이라면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수술이 힘들어지고 수술을 해도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대부분 골유합술…고령층은 인공관절 권유
골절치료는 뼈가 자연스럽게 붙을 수 있게 고정하는 골유합술이 원칙이다. 하지만 골절의 양상, 환자의 연령, 골절 후 경과한 시일 등에 따라 여러 수술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젊은 환자라면 도수정복(어긋난 뼈를 바르게 맞춰주는 술기) 후 금속물로 단단히 고정해 뼈가 잘 붙을 수 있게 한다. 반면 대퇴 경부가 부러지거나 골절 부상 후 꽤 시일이 지난 고령 환자는 뼈가 잘 붙지 않고 골 괴사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골유합술 보다는 인공관절 수술을 권한다.
고관절 골절 시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골 유합술을 받을 때보다 회복도 빠르고 거동도 쉽다. 부러진 뼈를 단순히 붙여주는 골유합술은 골절 부위가 유합될 때 까지 하중을 지탱하는 힘이 부족하여 조기에 체중을 싣는 것에 부담이 있지만 인공관절 수술은 관절을 새로 만들어 바로 체중을 싣고 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공관절 수술에는 대퇴골두만을 대치하는 인공고관절 반치환술, 비구부에도 인공 삽입물을 치환하여 관절 전체를 대치하는 인공고관절 전치환술이 있다. 어떤 수술을 할지는 고관절 골절의 위치, 비구부 연골의 손상 정도와 연령에 따라 결정된다.
서유성 교수는 환자가 응급의료센터나 외래를 방문하는 순간부터 빠른 검사와 협진을 실시해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모두 당일에 끝내는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입원 다음날 바로 수술을 진행해 좋은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서유성 교수는 이와 관련한 연구를 통해 2일 이내에 수술한 군에서 1년 사망률이 5.5% 로 2일이 지난 후에 수술한 군의 14.5% 보다 유의하게 낮은 사망률을 보고한 바 있다.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고 고관절 골절 수술시에는 일반적으로 대량의 출혈이 예상된다. 평균적으로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시행 받는 환자 10명 중 8명은 수혈을 받는다. 하지만 서유성 교수는 환자의 혈액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무수혈 및 환자혈액관리센터와 마취통증의학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출혈을 최소화해 가능한 수혈이 필요 없는 수술을 시행한다.
서 교수는 “고관절 수술 환자의 90%이상을 수혈 없이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고, 일부러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고관절 수술은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수술 후 다음날부터 경사 침대를 이용하여 기립운동을 시작해서 평행봉 잡고 걷기, 보행기 이용하기 순으로 재활을 진행한다. 약화된 고관절 근육이 안정화되는 수술 후 3개월 까지는 교육을 통해 부적절한 자세(고관절의 내전, 내회전)를 피하고 보조기를 착용하며 보행기를 이용한 보행이 필요하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 고관절 골절도 예방이 최선이다. 노인의 경우 골다공증이 동반된 경우가 많고 근력, 균형감각 및 반사 신경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낙상할 위험이 매우 크다. 따라서 골다공증 치료와 함께 낙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호르몬 변화를 겪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하여 골다공증에 대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낙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집안에서는 화장실이나 거실에 물기를 없애고 외출 할 때는 굽이 낮은 신발을 신는다. 오르막 계단을 이용할 때는 난간을 잡고 필요하면 보행기나 지팡이를 사용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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