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0.05.25 05:45:30
탈장, 증상 없이 발견되는 경우 많아.. 발견 즉시 치료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어느 날 갑자기 사타구니 쪽이 볼록해지고 묵직한 느낌이 든다면 ‘탈장’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보통 탈장을 영유아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병이라고 생각하지만, 50대 이후 노화가 시작된 중장년층에게도 흔하게 발생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탈장은 몸 안의 장기가 선천적 혹은 후천적 원인에 의해 복압을 이기지 못하고 약해진 복벽을 통해 복강 바깥으로 빠져 나오거나 돌출되는 것을 말한다. 신체 어디서나 탈장이 발생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탈장은 복벽에 발생하고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된다. 탈장은 서혜부 탈장, 대퇴 탈장, 반흔 탈장, 배꼽 탈장 등이 있으며 서혜부 탈장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2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서혜부 탈장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한 해 약 5만 명이다. 2015년 4만 8240명, 2017년 4만 9059명, 2019년 5만 858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기준 70대 환자가 22%로 가장 많았으며, 60대 21.6%, 50대 13.2%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월등히 많았다. 2019년 총 환자 5만 858명 중 남성 환자가 4만 4395명으로, 6천 463명인 여성 환자보다 약 6.8배 많았다.
탈장을 유발하는 복벽이 약해지는 이유는 성장 과정 중 없어지거나 축소돼야 하는 구조물이 그대로 남아 비정상적인 공간이 생겨 발생하는 선천적 요인과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생기는 후천적 경우로 나뉜다. 중장년층에게 발생하는 탈장은 노화로 인해 특정 장기가 있는 부위의 복강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그 부위 복벽이 약해지면서 생긴다.
탈장은 큰 증상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증상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초기에는 통증은 느껴지지 않으며 작은 덩어리가 만져진다. 시간이 지나면 복부에 압력을 가할 때 서혜부의 한 쪽부터 고환까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그 부위에 묵직한 통증이 발생한다.
탈장 초기에는 튀어나온 부분을 누르면 다시 복강 내 정상위치로 돌아가곤 하는데, 복강 내로 되돌아 갈 때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탈출된 장기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탈장 낭 속에 갇혀있는 경우에는 혈액 순환에 지장이 생기고 장 폐색 증상으로 오심, 구토, 복부팽만, 복통 등이 발생한다. 또한, 탈출된 장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장에 괴사가 오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임시로 의료진이 손으로 탈장낭 내의 장기를 복강 내 정상 위치로 되돌려놓는 방법인 도수 정복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일시적인 방법일 뿐이며 금새 장이 다시 튀어나오게 되므로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절개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로 진행되며, 탈장 내용물을 복강 내로 다시 넣어주고 약해진 복벽을 다양한 방법으로 보강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복강경 탈장 수술은 기존에 시행되던 절개수술에 비해서 통증이 적고 흉터가 작아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 할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재발 위험성이 적고, 약해진 복벽의 넓은 부위를 보강 해 줄 수 있어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는 탈장을 예방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홍규 세란병원 외과 과장은 “탈장은 복벽이 약한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는데, 고령 인구 중에는 심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다가 탈장을 겪는 사람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며 “탈장이 의심될 때에는 바로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로 탈장을 교정하므로 고령 인구도 부담을 덜고 치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탈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나이와 키에 맞는 체중을 유지하고, 복압을 올리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라며 “무거운 물건은 가급적 들지 않아야 하고, 부득이하게 물건을 들 때는 팔과 다리 근육을 이용해 복부에 긴장이 덜 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