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앱으로 모았더니… 4년 만에 거래액 1000억 ‘대박’

by김정유 기자
2017.02.15 05:00:00

남상협-김성국 버즈니 공동대표 인터뷰
'홈쇼핑모아' 론칭 4년 만에 거래액 1000억원 돌파
편의성 높이는 R&D 매진... 사용자 200만명 유치 노린다

남상협(왼쪽), 김성국 버즈니 공동대표가 서울시 관악구 사무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버즈니)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TV에 국한됐던 홈쇼핑 시장을 모바일로 끌고 온 스타트업이 있다. 시중 TV홈쇼핑을 하나의 포털 애플리케이션에 입점시켜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서비스 론칭 4년 만에 연간 거래액을 1000억원까지 키웠다. 모바일을 통해 신(新) 유통 채널을 개척하고 있는 강소기업 버즈니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일 서울시 관악구 버즈니 사무실에서 만난 남상협(36), 김성국(37) 공동대표는 “우리가 론칭한 모바일 홈쇼핑 포털 앱 ‘홈쇼핑모아’ 초기에는 TV홈쇼핑 업체들이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요새는 상황이 많이 바뀌면서 우리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모 홈쇼핑 업체의 경우 올해 마케팅 목표를 물어보니 ‘홈쇼핑모아 입점’이라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업계와 소비자들의 홈쇼핑모아 인지도가 많이 올랐다 ”고 말했다.

버즈니가 2013년 론칭한 홈쇼핑모아는 말 그대로 TV 및 온라인 홈쇼핑을 모바일로 한 데 모은 서비스다. 버즈니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검색해 추천해주는 다양한 기술 특허와 지켜보고 있지 않더라도 관심 품목이 뜰 경우 소비자에게 알려주는 ‘알림’ 기능으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샀다. 순 방문자(MAU) 수가 120만명에 달하고 지난해 기준 연간 거래액도 1000억원을 넘어섰다. 기존 TV홈쇼핑은 ‘TV 시청’이라는 전제조건이 있었지만 홈쇼핑모아는 이같은 공간·시간적 제약을 없애 이용자들이 매년 늘고 있다.

자료=버즈니
버즈니는 2007년 포항공대 컴퓨터 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두 공동대표가 의기투합하면서 설립됐다. 두 사람은 당시 지식·언어 공학을 연구하면서 만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보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스타트업을 창업해 의견기반 검색엔진을 함께 개발했지만 첫 성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김 공동대표는 “2007년 창업 초기에는 우리가 가진 검색 기술을 바탕으로 영화·게임 검색 사업을 했었는데 매출이 잘 발생하지 않아 다른 방향을 모색하다보니 잠재성이 큰 커머스 시장으로 진출하게 됐다”며 “모바일로 시장이 옮겨갈 것으로 보고 처음 3년간은 기술 개발에, 이후엔 비즈니스 모델 탐색에만 매달렸다”고 회상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홈쇼핑 채널을 구축해나가자 통신사 등 대기업들도 비슷한 시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대기업 통신사들부터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유사한 모델의 서비스가 나왔지만 현재는 모두 사장된 상태다. 남 공동대표는“먼저 시장을 선점한 것이 이렇게 후발주자들로부터 시장을 방어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줄 몰랐다”며 “상품검색 기능, 알림 기능 등 핵심기술은 물론 수백만명 사용자 유치 경험 등이 도움이 됐다”고 자평했다.

최근 TV홈쇼핑·T커머스 업체들에게도 홈쇼핑모아의 존재감은 더욱 커졌다. 버즈니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모아 입점 T커머스 채널들은 평균 2배씩 거래액이 늘었다. 남 공동대표는 “우리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만큼 앞으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편의성을 더 높이고 모바일에 취약한 30~40대 여성층까지 접근도를 높이도록 연구개발(R&D)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난 2년간 직원 수가 3배 정도 늘었는데 대부분이 R&D 인력이고 현재도 개발자들은 상시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즈니는 향후 3년간 매출보다 사용자 확대에 더 신경을 쓸 계획이다. 모바일 커머스 시장에서 약 6위 수준에 해당하는 200만명 유치가 올해의 우선 목표다. 김 공동대표는 “2015년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받은 이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출은 이후 따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연간 거래액 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