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티켓 잡아라]⑤현대百, 진짜 서울 강남에 제대로 된 면세점 연다

by민재용 기자
2015.06.19 06:05:00

최적의 입지 강남에 단독 입찰..단체·개인 관광객 모두 유인
중기와 함께 면세점 운영..이익 20% 도 매년 사회 환원
안정적 재무구조·풍부한 유통경험도 강점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의 서울 시내 면세점 유치 전략은 ‘강남’이라는 입지를 빼 놓고 얘기할 수 없다. 7개 대기업이 사활을 걸고 입찰전에 뛰어든 가운데 서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남을 선택한 기업은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강남은 이미 지난해 600만명 이상의 외국인들이 방문한 서울 주요 관광명소 중 하나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이 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한 무역센터점은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 카지노, 도심공항터미널 등이 밀집한 최적의 관광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일찌감치 이 지역을 면세점 후보지로 선택하면서 가로수길 등 다른 강남 지역을 후보지로 고려했던 경쟁 기업들은 막판까지 고민하다 결국 발길을 다시 강북으로 돌렸다. 현대백화점의 입지 경쟁력이 입찰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증명된 셈이다.

현대백화점은 강남이라는 유리한 입지를 바탕으로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중심의 단체 관광객뿐 만 아니라, 개별 관광객과 의료 등 특수목적 관광객 등을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무역센터점은 관광인프라가 풍부한 강남 코엑스 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코엑스 단지는 지난해 말 MICE(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관광특구로 지정됐으며, 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 카지노, 코엑스몰, 백화점 등이 밀집해 있다. 특히 원스톱 출국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도심공항터미널과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인 SM타운 등도 이곳에 몰려있다.

또 반경 5km내 1만개의 숙박시설이 있고,성형외과·피부과 병원(480여 개)이 밀집돼 있어 의료관광의 중심지로도 부상하고 있다. 특히 인근 한전 부지에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센터(GBC) 건립이 예정되 있어 향후 비즈니스 방문객 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이러한 입지 장점을 가진 강남에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을 만들어 국내 면세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루이비통, 구찌, 불가리 등 80여 개 해외 명품 브랜드의 입점의향서(LOI)를 이미 받아놓은 상태다. 또 각종 행사나 전시회 참석차 방문한 외국인 비즈니스 관광객을 겨냥해 몽블랑, 던힐, 제냐, 듀퐁, 휴고보스 등 남성잡화 의류 중심의 ‘MICE 명품관’도 만들어 다른 면세점과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요우커 중심의 단체 관광객 영업방식으로는 면세 산업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개별 관광객이 넘쳐나는 강남 코엑스 단지에 고품격 프리미엄 면세점을 열면 국내 관광산업뿐 아니라 면세산업도 한 단계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컨셉을 고품격 `강남스타일 면세점`으로 잡았지만, 면세점 운영 계획은 철저히 중소기업 등과의 상생을 지향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관광 분야의 중소·중견기업 등이 주주사로 참여한 합작법인 ‘㈜현대DF’를 지난 5월에 설립했다. 시내면세점 특허 신청에 참여한 대기업 중 중소·중견기업을 주주사로 참여시켜 상생 협력모델을 구축한 건 현대백화점그룹이 유일하다.

중소·중견기업들의 안정적 판로 확보를 위해 면세점 전체면적의 약 3분의 1 정도(2908㎡)를 국산품 매장으로 운영하고, 이 중 7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매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운영으로 얻은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통큰 결정도 내렸다. 기부금 비율을 금액으로 환산해 추정하면 면세점 운영기간인 향후 5년간 약 300억원 가량을 사회에 환원하게 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일반 유통과 달리 국가로부터 특허를 받은 만큼 사회환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며 “중소기업과 상생, 사회에 이익 환원은 새로운 면세사업자 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중요 가치”라고 강조했다.

면세점 운영 역량 중 가장 중요한 항목인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현대백화점그룹은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자산 기준 재계 22위에 그치지만 순이익 기준으로 재계 9위에 오른 실속기업이다. 특히 부채비율은 33.4%로 유통업계 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대기업을 포함해서도 6번째로 낮아 가장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 중 하나다.

면세점을 직접 운영한 적은 없지만 지난 40년간 백화점, 홈쇼핑, 아울렛 등 다양한 유통채널을 운영해 온 노하우도 현대백화점의 주요 자산이다. 면세점 독과점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처럼 유통 노하우가 풍부하면서도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지 않은 신규 사업자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바잉파워를 구현해 명품을 대거 입점 시킨 제대로 된 면세점을 만들겠다”며 “현대백화점 자체의 유통노하우도 충분하지만 기존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엔타스듀티프리와 현대아산을 합작법인 주주로 참여시켜 보세운영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