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함정선 기자
2014.07.19 09:00:00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주가 100만원 ‘황제주’ 자리를 노렸던 네이버(035420)가 힘없이 무너졌다. 호재로 손꼽혔던 라인주식회사의 기업공개(IPO)가 구체화됐지만 오히려 주가는 80만원이 깨졌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달 들어 주가가 7%가 빠졌다. 투자자를 당황하게 하는 것은 일본의 라인주식회사가 IPO에 돌입했음에도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는 점이다. 아무리 IPO에 대한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해도 시장은 연이은 주가 하락에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게다가 네이버의 주가 하락을 이끄는 요소가 네이버 자체의 문제가 아닌 미국발 기술주 거품 논란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이미 1분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거품 논란이 지나갔음에도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한마디에 미국 나스닥 기술주가 크게 흔들렸다. 네이버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페이스북 등 미국의 SNS과 네이버를 같은 선상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도 네이버의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미 1분기 네이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상승하지 못했다. 2분기 역시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나 미국발 악재가 잠잠해지지 않는한 주가 상승을 이끌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네이버를 매수할 타이밍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라인의 성장세가 견조하기 때문에 네이버가 추가 하락할 위험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라인은 매출로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 게다가 실제 IPO가 진행되면 확보한 자금으로 라인이 진정한 글로벌 메신저로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다만 당분간은 미국발 기술주 우려가 지속돼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우세하다. 이 기간을 이용해 저가 매수를 노려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네이버의 2분기 실적과 라인의 기여도를 잘 살펴보고 일본 외 지역으로 매출 다변화가 일어난 것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종원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성장성은 인정하나 기업공개(IPO) 기대감보다 새로운 시장에서 수익 창출이 우선”이라며 “투자자들은 일본 외 시장의 성과에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