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영재 기자
2009.11.12 08:55:05
국토부, 공공-민간 공동 택지개발사업 시범실시
주도권 쥔 LH, 업체간 치열한 `로비` 예상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민간 건설사가 신도시 택지조성사업에 공공기관과 함께 참여한다. 민간과 공공을 경쟁시켜 땅값을 낮춰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공공기관이 민간 건설사를 사업 파트너로 선정토록해, 땅값 인하보다는 민간 건설사 줄세우기가 될 공산이 크다.
국토해양부는 택지개발촉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내년 하반기쯤 2~3곳의 신도시에 이를 시범적용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시범적용 대상지로 고덕·동탄2·검단신도시 등을 꼽고 있다.
택지개발촉진법 개정안은 민간 건설사가 공공택지 개발사업에 공동 시행자로 참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지개발사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해 분양가를 낮추겠다는 정책과제에 따라 1단계로 공공-민간컨소시엄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이번 개정안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첫 도입되는 만큼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기 위해 되도록 좋은 입지를 선정, 2~3곳의 신도시에 시범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체들은 안정적인 사업추진과 일정부분 수익성이 담보된다면 공공택지 개발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좋은 입지의 택지개발지라면 시행자로 직접 참여할 수 있다"며 "다만 공동 시행자 선정방법이나 협약내용·범위 등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건설업체들의 이같은 우호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민간시행자 선정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한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꼽힌다.
국토부는 공공기관이 개발계획수립 단계에서 민간사업자로부터 개발계획안과 예상조성원가 등이 포함된 제안서를 평가, 공동시행자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이럴 경우 민간 건설사는 LH 등 공공기관에 휘둘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체 또 다른 관계자는 "공공의 입장에선 최저 조성원가를 제시한 업체보다 적정 조성원가를 써낸 업체에 눈길을 더 주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택지개발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민간업체간 치열한 로비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LH관계자는 "공익성을 추구하는 공공기관과 수익성이 중요한 민간이 공동시행자로 참여할 경우 지향점이 달라 일부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선정과정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심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건설업체들은 공공택지 개발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주도권을 쥔 공공기관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기대했던 만큼의 땅값 인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