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5.01.05 10:18:21
“떨리고 느려지고 뻣뻣해지고…” 노년 삶 위협하는 ‘파킨슨병’
치매·뇌졸중과 3대 노인성 뇌질환… 전체 환자 85%가 70대 이상
약물치료, 약효 지속시간 한계… 부작용 나타나면 DBS 고려해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파킨슨병은 뇌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뇌에서 생성이 안 돼 생기는 병이다. 도파민은 근육을 조절해 신체 운동과 평형에 관여하며 기계의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한다. 따라서 도파민이 생성이 안 되거나 기능을 제대로 못 하면 기계에서 윤활유가 부족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손발이 떨리거나(떨림), 움직임이 느려지고(서동), 몸이 뻣뻣해지며(경직), 걸음걸이가 불안정한(보행장애) 증상이 대표적이다.
장일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파킨슨병은 계속해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는 질환으로 전체 환자의 약 85%를 70대 이상이 차지할 정도로 노년의 삶을 위협하는 대표 질환이다”며 “최근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환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 도파민 생성 안 돼 발생
파킨슨병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힌다. 파킨슨병은 아직 원인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체 환자의 5~10%는 유전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나머지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파킨슨병으로 병원을 찾은 진료 인원은 12만5526명으로 2017년 10만716명으로 처음 10만 명을 돌파한 이후 6년간 24.6% 늘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뇌에서 생성이 안 돼 생긴다. 따라서 도파민 제제를 투약하면 증상이 좋아진다. 다만 허니문 피리어드(Honeymoon Period)라고 하는 약효 지속기간은 일반적으로 5~7년에 불과하다. 이 기간이 지나면 지속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아지거나 도파민에 의한 이상 운동증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파킨슨증후군’과는 병태생리학적으로 차이가 있다. 파킨슨병은 주로 흑질(substantia nigra) 도파민 신경세포의 퇴행으로 발생하고 도파민 결핍이 주요 기전인 반면, 파킨슨증후군은 다계통 위축증, 진행성 핵상 마비, 혈관성 파킨슨증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도파민 시스템의 손상이 반드시 동일한 양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도파민 제제를 투여하더라도 파킨슨증후군에서는 치료 반응이 파킨슨병보다 미미한 경우가 많다.
장일 교수는 “파킨슨병은 서서히 진행되고 초기 전형적인 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후각장애, 변비, 우울 증상이 우선 나타나 단순 노화로만 인식하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의 건강 상태를 잘 살피고 이상 증세가 보이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약물 지속시간 한계 등 부작용 나타나면 뇌심부자극술 고려해야
파킨슨병의 치료는 약물과 운동 치료가 원칙이다. 수술은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 시기에 하는 것을 권장한다. 파킨슨병을 증상에 따라 총 5단계로 분류한 ‘호앤야 척도(Hoehn and Yahr scale)’를 기준으로 중기 단계인 3단계 이전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