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출 5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2분기 0.6% 성장(상보)

by최정희 기자
2023.07.25 08:00:10

한은, 올해 2분기 GDP 속보치 발표
전기비 0.6% 성장,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전년동기비 0.9% 성장으로 두 분기 연속 0%대
수출·소비 모두 1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
수출보다 수입 더 크게 줄어…순수출은 플러스 전환
재정긴축 기조에 정부소비 1.9%↓…외환위기 이후 최악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우리나라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전기비 0.6%를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1분기(0.3%)보다 더 높은 성장세에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이뤄내 선방한 듯한 모습이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성장을 이끄는 주요 요인들이 대부분 부진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5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며 성장세를 이끌었으나 이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GDP는 전기비 0.6% 성장했다. 작년 4분기(-0.3%) 마이너스 성장 이후 올 1분기 0.3% 성장으로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0.9%로 1분기(0.9%)와 같았다. 두 분기 연속 0%대 성장률로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0년 4분기(-0.7%) 이후 최악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이데일리가 2분기 속보치 발표를 앞두고 국내 증권사 및 경제연구소 연구원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중간값 기준 전기비 성장률 0.5%, 전년동기비 성장률 0.8% 대비 소폭 높은 수준이다.

전기비 성장률이 0.6%로 1분기보다 두 배나 높아졌지만 성장의 내용 측면에선 더 나빠졌다.

수출이 1.8% 감소, 한 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반도체, 자동차 등이 늘었으나 석유제품, 운수서비스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4.2% 감소, 한 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수입은 팬데믹이었던 2020년 2분기(-5.8%) 이후 가장 감소율이 컸다. 수출이 감소로 전환했는데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무려 1.3%포인트로 5분기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성장세를 이끌어왔던 민간소비가 전기비 0.1% 감소해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재화 소비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는데 음식숙박 등 서비스 소비가 감소한 영향이다. 정부소비는 무려 1.9% 급감해 외환위기였던 1997년 1분기(-2.3%) 이후 가장 저조했다.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가 줄었다. 이에 따라 민간소비와 정부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로 성장을 갉아먹었다.

투자도 저조했다. 건설투자는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0.3% 감소해 3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고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늘었으나 운송장비가 줄어 0.2% 감소해 두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0.4% 성장, 두 분기 연속 성장했다. 이에 따라 투자는 거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건설투자만 -0.1%포인트로 성장을 갉아먹는 쪽으로 작용했다.

지출별로 보면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1.3%포인트인 반면 소비, 투자 등을 고려한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6%포인트로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정부 소비가 크게 감소하면서 민간의 성장 기여도가 1.1%포인트로 높아진 반면 상대적으로 정부의 기여도는 -0.5%포인트로 집계됐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이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이 늘어 2.8% 증가했다. 두 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이 3.7% 감소했으나 운수업이 11.8%나 증가해 전체 서비스업은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 농림어업은 재배업을 중심으로 5.5% 증가해 한 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수도, 하수 및 폐기물 처리, 원료재생업 등이 줄어 6.0%나 감소했다.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건설업은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3.4% 감소했다. 4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성장 대비 국내로 벌어들인 소득은 더 별 볼 일이 없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실질 성장률 0.6%에도 불구하고 교역조건 악화로 전분기 대비 0% 성장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