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250억 넘긴 이재현, 100억 첫 돌파한 정용진

by전재욱 기자
2021.02.23 05:15:00

코로나19로 식음료·유통사 희비 갈려 배당액 편차
CJ제일제당 활약으로 배당 크게 는 이재현 CJ 회장
오프라인 부진이 배당 발목잡은 신동빈 롯데 회장
아들에게 주식 주고 배당 줄어든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배당 수익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두 그룹의 표정이 엇갈리면서, 두 사람 수익도 희비가 갈렸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배당 수익이 처음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22일 주요 식음료 및 유통회사 공시를 보면, CJ그룹은 현재까지 CJ㈜와 CJ제일제당, CJ ENM의 2020년 결산 배당 규모를 공시한 상태다. 이재현 회장의 3개 회사 지분(작년 3분기 기준)에 배당액을 대입하면 그가 다음 달 주주총회를 거쳐 받게 될 배당금은 254억원이다.

지난해 이 회장이 2019년도 결산 실적으로 4개 계열사(CJ프레시웨이 포함)에서 받은 배당금 합계는 235억원이다. 현재 계열사 한 곳이 빠진 상황에서도 1년 새 배당금이 8%(19억원) 이상 증가했다.

핵심 계열사 CJ제일제당 실적이 터진 결과다. CJ제일제당 작년 매출과 영업익은 전년보다 8%와 51% 급등했다. 코로나19가 식품 회사 매출에 날개를 달아준 결과다. CJ제일제당의 최대주주 CJ가 이를 기반으로 배당을 늘려 잡았다. 이 회장은 CJ의 최대 주주이다. 다만, 그룹 전체로 보면 영화, 외식 등 다른 사업 부진으로 CJ 실적 매출과 영업익 모두가 예년보다 빠졌다. CJ 관계자는 “그럼에도 주주 우대 정책에 따라서 배당액을 늘렸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작년 실적에 따른 배당으로 132억원을 확보했다. 이마트와 광주신세계 배당으로 103억원과 29억원을 각각 받게 된다. 모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같은 기간에 배당금 70억원을, 여동생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은 39억원을 각각 받는다.

정 부회장 모자와 남매 간에 배당액은 예년과 비교하면 크게 뒤바뀌었다. 2019년치 배당액은 이 회장이 137억원, 정 부회장이 86억원, 정 총괄사장이 31억원이었다. 그러나 작년 이 회장이 아들과 딸에게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증여하면서 지분이 크게 변동했다. 이로써 배당액 기준으로 정 부회장이 이 회장을 앞섰고, 처음으로 배당만으로 100억원 이상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작년 실적을 바탕으로 이번에 받을 배당금은 현재까지 220억원 수준이다.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제과 등 계열사 3곳에서 확정한 배당액을 지분에 따라 배분한 액수이다. 2019년 치 배당금은 6개 계열사에서 213억원이었는데, 올해는 계열사 3곳만으로 예년 치를 소폭 뛰어넘었다.

그러나 부친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아 지분이 늘어난 영향이 있다. 아울러 아직 배당을 확정하지 못한 나머지 계열사의 몫은 예년대로라면 10억원 미만 수준이라 미미하다. 주요 계열사 롯데쇼핑(백화점, 마트 등) 작년 매출과 영업익이 예년보다 8%와 19% 각각 줄어든 게 아팠다.

배당액 상위에는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에서 지난해 실적에 따른 배당금으로 합계 144억원을 받을 전망이다. 남편 담철곤 오리온 회장 몫의 배당금은 129억원이다.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은 132억원을, 동서식품을 거느린 동서의 김상헌 전 회장은 122억원을 각각 챙길 전망이다.

농심그룹은 신동원 부회장이 39억원을 받아서 부친 신춘호 회장(30억원)을 앞섰다. 신 회장이 올해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기에 앞서 지분을 내어준 결과가 배당금 차이로 드러났다.

식음료 및 유통회사 총수 일가의 배당은 실제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상장사 공시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라서 비상장사에서 발생하는 배당은 빠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배당 소득세와 일부 상속세는 마이너스 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