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바나나잎으로 가방 만들어요”

by윤정훈 기자
2020.12.23 05:00:00

사회적 기업 아트임팩트 송윤일 대표 인터뷰
폐어망·페트병·바나나 잎 등 활용한 친환경 소재 개발
제주공항 면세점서 플리츠마마, 할리케이 등 상품 판매
카카오메이커스 등 온라인 유통망 개척해 올해 실적 선방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가치 소비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

친환경 디자인을 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 아트임팩트의 모토다. 아트임팩트는 건설회사를 다니던 송윤일 대표가 2016년 설립한 회사다. 처음에는 친환경 패션 브랜드를 판매하는 공간사업을 구상했지만, 현재는 친환경 패션 브랜드 운영과 소재개발까지 하고 있다.

송윤일 아트임팩트 대표(사진=아트임팩트)
아트임팩트는 패션 브랜드가 올해 가장 많이 시도하고 있는 페트병을 활용한 제품을 시작으로 폐어망, 폐가죽, 바나나 잎 등으로 만든 다양한 신소재를 개발했다. 제주공항 면세점에서는 편집매장 ‘이치’(each)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인 ‘블루오브’도 보유하고 있다. 블루오브는 폐어망으로 수영복 등을 만드는 브랜드다.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JBK컨벤션에서 진행한 ‘2020 소셜디자인 데모데이’에서 만난 송 대표는 “친환경 브랜드가 수익을 창출하고, 더 많은 브랜드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아트임팩트는 올해 상반기 서울 성수동 본사에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친환경 소재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 공간을 마련했다.

송 대표는 “생각보다 친환경 소재를 구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고, 소량으로 뭔가 샘플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브랜드가 문의를 주고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메이커스페이스를 통해 특허를 낸 제품은 바나나 잎으로 만든 소재다. 섬유개발연구원과 손잡고 ‘바나텍스’라고 하는 소재를 개발했다. 바나텍스는 ‘아바카’라는 바나나 잎에서 추출한 바나나 섬유 아바셀로 만들어 낸 소재로 내구성과 유연성이 뛰어나다. 매립 시 100% 생분해되며, 항균과 소취 기능도 있다. 패션 브랜드 ‘리브리프’는 이 소재를 활용해서 지난달 ‘리버시블 버킷 백’을 출시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한국에서도 환경 보호와 가치 소비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드는 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며 “포도껍질로 만든 와인가죽, 비건레더로 각광받는 선인장 가죽, 생분해 가능한 리사이클 폴리에스터 등 다양한 소재에 대한 소싱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트임팩트는 올해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온라인 판로를 개척하며 변화에 대응했다. 발 빠르게 대응한 덕분에 매출도 작년(14억)보다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트임팩트는 스타필드 하남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있던 오프라인 매장을 닫고, 제주공항 면세점만 운영 중이다. 제주공항 매장에서는 아트임팩트 제품뿐 아니라 플리츠마마, 할리케이 등 100여개 친환경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바나텍스로 만든 가방,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를 활용해 만든 이치백, 폐가죽으로 만든 블루오브 카드지갑, 폐그물을 재생한 나일론 섬유로 만든 블루오브 수영복(사진=아트임팩트)
송 대표는 “2016년 제주공항 면세점에 입점해 내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는데, 코로나에 작년 보다는 매출이 일부 감소했다”며 “카카오메이커스, 해피빈, 롯데·GS홈쇼핑 등에서 매출이 발생하면서 오프라인의 손실을 메울 수 있었다”고 했다.

아트임팩트는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뜻을 같이할 투자자를 찾고 있다.

송 대표는 “저희는 계속해서 성장할 회사이기 때문에 결이 맞는 파트너를 만나서 성장 속도를 앞당기고자 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경에 도움 되고 가치 소비를 이끌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