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치다 '바이든 승리' 들은 트럼프.."당신 해고야" 야유 속 복귀

by박지혜 기자
2020.11.08 09:42:4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미국 언론이 일제히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통령 선거 승리 소식을 전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골프장에서 소식을 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40분께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도착했다.

평소 골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과 대선 유세 일정 등으로 한동안 즐기지 못했다가 모처럼 골프장을 찾은 것이다.

CNN 방송 등의 바이든 후보 승리 보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치던 오전 11시 24분께 전해졌다.

골프장 밖에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여들었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손에는 ‘You‘re fired(당신은 해고야)’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이 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재선에 도전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역을 불러놓고 한 말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이번 주 출간하는 회고록 ‘불충’에 한 장의 사진이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2년 트럼프타워에 있는 집무실에서 검은 양복을 입고 가슴에 성조기 배지를 찬 흑인 연기자와 마주하고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는 미국의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가 2013년 제작한 ‘가짜 오바마(Faux Bama)’라는 동영상의 한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영상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 대역을 맡은 흑인에게 “당신은 엄청난 경기 부양 자금을 쓰면서 실업률을 6%로 끌어내리겠다고 했지만 실업률은 8.3%로 올랐고 정부 부채도 치솟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은 연설은 잘하는 것 같지만 뭐든 말로 하는 건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당신은 4년을 더 일하기를 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물을 원한다. 오바마 대통령, 당신은 해고야”라고 말하면서 영상은 끝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라운딩 하고 있는 모습 (사진=AFPBBNews)
트럼프 대통령은 8년 전 자신이 한 말을 되돌려 받으며 이날 오후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백악관 주변은 이미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축하하려는 인파로 가득한 상황이었으며 사람들이 ‘패배자’라고 외치며 야유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