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인경 기자
2014.12.30 07:53:13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매년 이맘때면 ‘내년은 다르다’는 희망찬 목소리가 들려야 하는데 영 싸늘하다. 4년 연속 박스권 탈출에 실패하며 이제 증권가에서도 대세상승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고있다.
지난 1월 2일 2011.34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삼성전자(005930)의 4분기 실적 우려에 첫날부터 1960선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3분기 급기야 4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엔저에 휘청대던 현대차(005380)는 9월 10조원을 들여 한국전력의 삼성동 부지를 매입하며 20만원 선을 내주고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SK하이닉스에게 2등주 자리를 내주는 수모까지 겪었다.
전차가 힘을 쓰지 못하자 아모레퍼시픽이나 호텔신라 등 중국 관광객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였지만 코스피 지수를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3분기 대규모 충당금을 내놓으며 대규모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어 정유주 주가연계증권(ELS) 물량 출회와 국제 유가 급락에 힘든 한 해를 겪었다.
밖으로는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 또 중국과 일본 및 유럽의 돈 풀기에 코스피는 고립무원의 처지였다.
내년 역시 이러한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내년 6월께 금리 인상 절차를 밟기 시작할 것이며 지난 11월 2년 4개월만에 금리를 낮춘 중국 역시 추가 부양책을 낼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유럽 역시 국채 매입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아베노믹스를 견인하는 자민당이 국회를 장악한 일본은 말할 것도 없다.
당장 간밤에도 그리스의 3차 대통령 선거가 부결됐다. 지난 2012년과 같은 남유럽 금융위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해도 정치적 불확실성에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혼조세로 마무리됐다.
오늘이 청마의 해 마지막 장이다.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있고 대외환경 역시 첩첩산중이다.
그러나 동이 떠오르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다. 무조건적인 비관론에 빠지기보다 난관 속에서 배당주와 중국 관련주 등에서 투자 기회를 찾았던 올해를 기억해야 한다. 가시밭길을 걸었던 올해의 경험이 내년 투자의 밑천이 되리라 믿는다.
박스권보다 갑갑한 마음으로 한 해를 난 투자자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