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영재 기자
2013.10.15 08:34:51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지난 2000~2012년 국내에서 조세회피처에 송금된 금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개인이나 법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지정한 50개 조세회피처에 송금한 금액은 1조264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연도별 조세피난처 송금액은 2000년 56억달러 수준이었으나 2002~2005년 기간 중 매년 약 100억 달러씩 송금액이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주춤하다 2010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1586억8000만 달러가 조세피난처에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싱가포르가 7830억달러로 가장 많은 금액이 송금됐으며, 벨기에 726억달러, 스위스 562억달러, 말레이시아 382억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역외탈세를 위한 ‘페이퍼컴퍼니’가 다수 설립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는 케이먼군도에 47억달러가 보내진 것을 비롯해 버뮤다 28억달러, 바하마 4억달러 등이 송금됐다.
박 의원은 “기업의 투자나 각국간 세율을 이용한 절세 차원의 송금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조세피난처 송금액 전체에 역외탈세 혐의를 둘 수는 없으나, 개인과 법인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조세피난처에 송금한 점을 감안하면 과세당국이 더 적극적이고 면밀하게 이들을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