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정태 기자
2013.07.05 08:56:02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경기도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36)는 갑작스레 부모님이 입원을 하면서 급전이 필요해 신용대출을 받았다. 기존에 주택담보대출이 있었던 김 씨는 이자를 갚느라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 김 씨는 최근 금리가 내려갔다는 얘기를 들은 차에 조금이라도 이자를 줄여보려고 은행을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건 금리를 조정해줄 수 없다는 소리였다.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하려는 빚테크족이 늘고 있다. 대출 갈아타기를 통해 이자 부담을 한푼이라도 줄여보려는 것. 특히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막바지 빚테크에 환승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갈아타기는 섣불리 결정하기에 앞서 어떤 상품이 자신에게 유리한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리뿐만 아니라 수수료 등과 같은 관련 내용을 금융기관에 문의한 다음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이 좋다는 것.
특히 금리 부담이 크고, 대출기간이 비교적 긴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신용대출 갈아타기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출을 갈아탈 경우 0.5~2%에 달하는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설정비 등을 새로 부담해야 하는 만큼, 체감비용이 크지 않다면 갱신 시점에 대출 조건을 유리하게 조정하는 것이 낫다.
또한 신용대출은 대부분 기준금리가 CD 90일물이 아닌 금융채권 금리 6개월과 1년에 연동되기 때문에 6개월이나 1년 한번씩 금리가 조정돼 시중금리가 내려가도 체감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올해처럼 역사적인 저금리 상황에서도 신용대출 금리는 쉽사리 내려가지 않았던 것.
전문가들은 신용대출은 신용등급, 은행 거래 실적에 의한 금리 조정이 훨씬 크고, 대출신청 자격에 따라 여러가지 우대조건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꼼꼼이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 팀장은 “신용대출은 대부분 규모가 크지 않고 기간이 길지 않아 대출 갈아타기나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간의 금리차가 크지 않다”며 “금리가 크게 변동이 없는 이상 갈아타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거래실적을 떠나 연간소득 적용이나 선생님, 전문직 등 특정집단군에 대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유리한 우대조건 등을 찾아 금리 갱신기간에 적극적으로 대출조건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