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외환브리핑]연휴 징크스

by신상건 기자
2011.10.05 08:58:19

마켓in | 이 기사는 10월 05일 08시 28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추석에 이어 개천절까지 연휴 다음날 외환시장이 요동치는 징크스가 생기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 발생한 악재가 시장에 한 번에 반영되면서 환율이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다음날인 9월14일 하루 만에 환율이 30원이나 뛰었고, 개천절 연휴 다음날인 10월 4일에는 16원이나 올랐다. 특히 전일 환율은 장중 1200원선을 돌파해 당분간 이를 지키기 위한 외환당국과 역외 매수세 간 치열한 결전이 예고되고 있다.

5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에 이어 1200원 상향 돌파 시도가 예상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되면서 외환시장에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핵심 지표인 개인소득이 22개월 만에 감소했고 중국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3개월 연속 50을 밑돌고 있다.

미국의 개인 소득 악화는 향후 소비지출 감소로 이어져 경기침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가 50을 하회한다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뜻해 걱정이 커지고 있다.

유럽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리스는 2차 지원 패키지의 주된 조건인 재정 적자 감축 목표를 지키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확산되고 있고 유로존의 그리스 6차 구제 금융 지원도 오는 13일로 미뤄졌다. 그러나 이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리스 디폴트 문제로 유럽계 은행들을 비롯해 미국계 대형은행들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유럽계 대형 은행들은 달러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로화를 달러로 바꾸는 데 드는 비용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미국계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크레딧디폴트스왑(CDS)프리미엄은 3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펀딩 위험 확대 등을 이유로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2`로 3단계 강등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유지해 상황에 따라 추가 강등 가능성도 남겨뒀다.

이에 따라 환율은 장중 1200원을 넘어설 공산이 커졌다. 간밤 뉴욕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달러-원 차액결제선물환(NDF)은 1191.0/1192.0원에 최종호가됐지만 장중 1207원을 찍기도 했다.

다만 1200원선에서 당국이 강력한 개입에 나서고 있고 중공업체 이월 네고물량(달러매도) 출회 등은 환율의 상승폭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랭클린템플턴과 태국과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등의 원화채권 매수자금 유입 등도 이를 거들 전망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장이 추가 부양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점도 환율 상단을 제어할 요소다. 버냉키 의장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상하원 경제위원회에서 "연준은 최근 미국과 글로벌 경제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물가 안정 기반 위에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경기 회복을 부양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제일정은 오전 8시부터 위기관리대책회의와 비상금융합동점검회의가 열리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외교통상부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다. 오후 2시30분에는 한중경제장관회의가 개최된다. 경제지표는 9월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등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유로존과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미국 내구재판매와 ISM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등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