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선일보 기자
2005.06.06 22:12:44
2001년 햇볕정책에 대해 전화로 설명하자 부시, 전화기 송화구 막고 배석자에 말해
[조선일보 제공]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햇볕정책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전화기를 귀에서 뗐다. 그리고 송화구를 한 손으로 막은 채 옆에 있던 잭 프리처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 선임국장을 향해 ‘이 사람, 자신이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Who does this guy think he is?)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로스코프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책 ‘세계경영’(Running the World)에서 프리처드 전 대북특사로부터 들은 양국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이렇게 전했다. 로스코프는 이 통화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김 대통령과 처음 통화한 때”라고 밝혀, 2001년 1월 25일(한국시각) 통화로 보인다. 전화통화는 부시가 취임 초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정책을 따르지 않으려 했던 사례로 언급됐다.
로스코프는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은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일치하는 면이 있었다”면서, “이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말은 김 대통령이 북한의 실체를 자신만큼 모른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로스코프는 또 다른 사례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이 2001년 3월 6일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직후 백악관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철회했던 예도 들었다.
저자는 또 국제문제 전문가 180명에게 ‘향후 5년과 20년간 미국의 잠재적 동맹·지원국과 적대·경쟁국’을 중요도에 따라 25위까지 꼽도록 한 결과, 한국은 5년과 20년 동안 동맹 명단엔 각각 14위와 25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