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로 애국하라"…'푸틴 5선 도전' 러 대선 오늘부터 투표

by이소현 기자
2024.03.15 07:11:29

러시아 대선 15~17일 사흘간 진행
푸틴 우세…득표율 80%대 넘을지 주목
투표율도 관심…푸틴 정권 지지세 확인
푸틴 "어려운 시기 단결해야" 투표 촉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5선 연임에 도전하는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15일(현지시간) 시작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관저에서 화상 링크를 통해 정부 구성원들과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러시아는 이날부터 17일까지 사흘간 대선을 치른다. 가장 동쪽에 있는 추코트카 자치구·캄차카주부터 발트해에 접한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까지 각 시간대에서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가 진행된다.

본토는 물론 임차 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와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 러시아가 2022년 새 영토 편입을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4곳 지역에서도 진행된다. 유권자는 18세 이상 러시아인으로 약 1억1230만명에 달하며, 해외에 거주 중인 러시아인 190만명도 투표에 참여한다. 선거가 끝나면 즉시 개표를 시작하며, 만약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3주 후 2차 투표를 시행한다.

이번 대선 투표는 형식 절차라고 여겨질 정도로 푸틴 대통령의 5선은 확실시되고 있다. 반정부 성향 인사들은 후보 등록이 거부돼 이미 출마부터 좌절됐으며,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나발니는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달 16일 돌연 의문사했다.

총 4명의 후보 중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을 제외하고 러시아연방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 새로운사람들당의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의 레오니트 슬루츠키 등 3명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5%대 수준으로 존재감이 미미하다.



푸틴 대통령은 1999년 12월 31일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의 퇴진으로 권한 대행을 맡은 이후 지금까지 24년째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다. 이번에 5선에 성공하면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하게 된다.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29년 집권)의 기록을 넘어서게 되는 것. 2020년 개헌으로 두 차례 더 6년 임기 대통령을 할 수 있게 된 푸틴 대통령은 2030년 대선에도 출마해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 연장이 가능하다. 사실상 종신집권을 하게 되는 셈이다.

결과가 뻔한 선거로 투표율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에 러시아는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처음으로 사흘간 투표를 진행한다. 온라인 투표도 최초로 도입했다.

이번 대선에서 득표율이 관전 포인트다. 2018년 대선 당시 푸틴 대통령은 76.89%의 지지율로 당선됐는데 이번에 실제 80%대 득표율이 나온다면 역대 최고 기록이 된다.

투표율도 푸틴 정권에 대한 지지도의 척도로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2018년 대선 투표율은 67.5%였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연설을 통해 “어려운 시기와 복잡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며 “투표로 애국적인 입장을 표현하라”고 투표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