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AT1 전액 상각, 채권시장 변동성 키울라"

by김보겸 기자
2023.03.22 07:59:38

KB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신종자본증권(AT1)이 전액 상각되면서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은행발 위기 여파가 이어진다면 금리 변동성도 당분간 여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2일 “UBS가 CS를 30억 스위스프랑에 인수한 가운데 스위스금융시장감독청(FINMA·핀마)은 160억 스위스프랑 규모의 CS AT1을 상각 처리하면서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의 투자 심리는 악화됐다”고 밝혔다.

코코본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자본을 보강하기 위해 발행이 시작된 조건부 채권이다. 성격은 채권이지만 은행의 자본 수준이 특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투자자의 동의 없이 주식으로 전환되는 특징이 있다.

임 연구원은 “CS의 AT1이 전액 상각 처리된 것은 자본 비율에 상관없이 독자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 위급상황이 트리거가 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2017년 유럽중앙은행(ECB)이 스페인 은행 방코 파퓰라에 부실상태를 선언한 사례와는 차이가 있다고도 짚었다. 당시 매각되는 과정에서 13억5000만유로의 AT1이 전액 상각된 사례가 있지만 방코 파퓰라는 AT1에 앞서 주식을 전액 상각한 반면 CS는 주식에 앞서 AT1을 전액 상각처리했다는 점에서 코코본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것이다.

임 연구원은 “CS의 AT1 상각으로 250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코코본드는 당분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일부 기관에서는 코코본드를 투자 가능 자산에서 제외시키는 것도 고려할 수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도 위험 회피 심리로 투자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다른 은행들의 AT1이 주식에 앞서 상각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봤다. 임 연구원은 “CS의 AT1이 전액 상각된 것은 AT1의 손실 흡수 메커니즘에서 스위스 은행이었던 CS와 UBS만이 AT1의 100% 영구적 손실이 가능한 조항이 존재한 이례적 사항”이라며 “다른 유럽 내 은행들은 주식전환, 일시적 상각이며 상각 후 환입 조건도 존재한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계속해서 나타나는 은행의 시스템 우려로 금리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배 연구원은 “FOMC를 불과 며칠 앞두고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3월 금리인상 확률도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다”며 “3월 FOMC가 지나면 시장 변동성이 일부 완화될 수 있지만 은행권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금리 변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