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쑥쑥 크는 '논알코올' 맥주
by김범준 기자
2021.04.25 10:07:17
부담없이 청량하게 즐기는 無·非알코올 맥주↑
국내 논알코올 맥주, 2012년 13억→작년 200억
시장 1위 '하이트제로0.00'에 '카스0.0' 도전장
수입맥주 '칭따오 논알콜릭', '하이네켄0.0' 합류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논알코올릭’(Non-Alcoholic) 음료 시장이 커져가면서 맥주 업계가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홈술(집에서 술마시기)과 음주를 절제하는 절주 분위기가 확산하며 가정에서 온라인 구매를 통한 대체 주류 소비가 늘면서다. 특히 올해는 이른 봄부터 낮 최고기온이 28도 안팎까지 오르는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맥주 같은 청량음료에 대한 수요도 일찌감치 몰리고 있다.
| 칭따오 비알코올 맥주 ‘칭따오 논알콜릭’(위쪽)과 하이네켄 비알코올 맥주 ‘하이네켄0.0’.(사진=각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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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논알코올 음료 시장은 2024년까지 연 평균 23.1%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같은 기간 일반 맥주 시장의 예상 성장률보다 7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논알코올 음료 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는 최근 국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은 약 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2012년 13억원 수준에서 2016년 100억원, 2019년 153억원까지 급증한데 이어 지난해 1년 만에 50억원(약 30%) 가량 늘어난 것이다. 전체 맥주 시장(약 3조원)에 비해 아직 비중은 크지 않지만, 매년 두 자릿수 증가율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논알코올 음료는 비(非)알코올과 무(無)알코올 음료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모두 성인용 음료로 분류된다.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인 경우 주류가 아닌 음료로 구분한다.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일 경우 비알코올, 알코올이 전혀 없을 경우 무알코올에 해당한다.
인기 수입맥주 브랜드 칭따오를 국내 유통·판매하는 비어케이에 따르면, 신제품 논알코올 맥주맛 음료 ‘칭따오 논알콜릭’의 올 1분기 국내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약 52% 증가했다.
지난해 6월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칭따오 논알코올릭은 라거 맥주 본연의 깊은 풍미와 청량감을 고스란히 구현했다. 특히 온라인에서도 주문이 가능한 논알코올 음료인 점에 힘입어 올 1분기 온라인 채널 판매량은 직전 분기 대비 9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인기 수입맥주 브랜드 하이네켄도 다음달 1일부터 국내에 논알코올 맥주 ‘하이네켄0.0’을 150㎖, 330㎖, 500㎖캔과 330㎖병 등 총 4종으로 출시하고 나선다. 하이네켄0.0은 이미 유럽, 북미, 남아프리카, 러시아, 호주 등 전 세계 94개국에서 판매하며 논알콜 맥주 시장 점유율 1위(17%)를 차지하고 있다.
저칼로리 비알코올 음료 하이네켄 0.0는 하이네켄 오리지널이 가지고 있는 청량감과 풍미, 부드러운 바디감을 그대로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네켄 오리지널과 동일한 제조 공법으로 만든 후, 발효공정에사 발생하는 알코올만 추출해 본연의 맛을 담아냈다. 알코올 도수는 0.03% 미만이다.
| (왼쪽부터)하이트진로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 롯데칠성음료 무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 오비맥주 비알코올 맥주 ‘카스 0.0’.(사진=각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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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류업체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2012년 국내 최초로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를 출시했다. 하이트제로0.00은 국내 논알코올 맥주 시장 점유율 1위(약 60%) 제품이다. 출시 이후 지난해 누적 판매량 6000만캔을 돌파했으며, 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하이트제로0.00은 현재 자회사 하이트진로음료에서 취급하고 있는데 올 들어 출시 8년 만에 이름을 제외한 맛, 디자인, 브랜드 콘셉트 등을 전면 리뉴얼해 재출시했다. 알코올 제로(0)는 물론, 칼로리와 나트륨·당류까지 제로화한 ‘올 프리(All Free)’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2017년에 선보인 무알코올 맥주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의 패키지 디자인을 최근 새 단장하고 소비자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오비맥주도 최근 논알코올 음료 시장 성장 기대감에 따라 지난해 10월 비알코올 맥주맛 음료 ‘카스 0.0’을 전격 출시하며 시장 대열에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류 제조공법 발달로 시원한 라거 맥주 본연의 맛에 가깝게 구현한 비·무알코올 맥주에 대한 수요와 만족도가 늘고 있다”며 “일반 주류와 달리 온라인에서 성인 인증만으로 간편하게 비대면 구매도 할 수 있어 논알코올릭 음료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