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행' 안철수, 최대 변수는 野 단일화
by권오석 기자
2021.03.02 05:00:00
금태섭 꺾은 안철수 "정권교체 바라는 국민 열망 확인"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 4일 발표 예정…오세훈 ·나경원 접전 예상
김종인 "국민의힘 후보로 단일화 될 것" 자신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제3지대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대진표가 완성되고 있다. 안 대표는 오는 4일 확정될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최후의 결전을 벌이게 된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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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의 캠프 관계자들은 1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00% 국민여론조사 경선 결과, 안철수 후보가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 여부를 조사했다. 두 후보는 TV 및 유튜브 생중계를 통한 2차례의 토론을 거쳤다.
양측은 “오늘 결과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화 및 야권 승리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득표 차에 대해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유의문에 따르면, 단일화 여론조사 공표에서 비율 공표는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 승리하신 안 후보님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이번 선거에서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며 “작은 가능성을 보고 도전하는 무소속 후보를 위해 함께 뛴 분들, 그리고 부족한 저에게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입장을 내비쳤다.
안 대표 또한 SNS를 통해 “누가 후보가 되든지 간에 서울시정을 농락하고, 국정을 파탄시킨 세력을 단죄하고 서울을 시민께 돌려드리기 위한 야권 단일화를 순조롭게 이뤄낸다면, 4월 7일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며 “시민에 의한 최종 선택의 그 날까지, 이 다짐을 잊지 않고 시민과 함께 이기는 안철수가 되기 위해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는 즉시 그 후보를 만나겠다고도 했다. 그는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주신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통해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은 이미 확인됐다. 이제 시민의 뜻을 받들어 필승할 수 있는 최종 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해야 할 것이다”며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과정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후보를 단순히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고, 정권교체를 위해 경쟁과 동시에 서로 돕고 지원하는 동반자이자 협력자여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국민이 공감하고 후보도 공감하고 지지층도 만족하는 아름다운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가 바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그래야 누가 선출 되더라도 야권 지지층이 모두 한마음으로 최종 후보를 지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서울시장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오세훈 예비후보, 김 비대위원장, 나경원, 조은희 예비후보.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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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조만간 결정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신환·오세훈·나경원·조은희 후보(기호 순)의 마지막 합동 토론회를 거친 뒤, 2~3일 여론조사를 통해 4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방침이다. 네 명의 후보 중 최종 승자가 안 대표와 단일화 담판을 짓게 된다.
당내에선 오세훈·나경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나 후보는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세 차례의 1대1 맞수토론과 한 차례의 합동 토론 등 총 네 차례의 모든 토론회에서 토론평가단의 선택을 받았다.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비전과 정책 철학이 설득력을 얻었다는 방증이 된다.
경쟁자인 오 후보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오 후보는 당심 20%·여론조사 80%를 합산한 지난달 예비경선에서 여론조사 부문 1위를 가져갔다. 이번 본경선이 오 후보에 유리했던 여론조사로 100% 실시되는 만큼, 결과는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기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여론조사 문구를 어떻게 작성할 건지, 안 대표가 최종 단일후보가 될 경우 국민의힘 기호인 ‘2번’을 달아야 할지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수장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후보가 반드시 야권 단일화를 이룩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8일 당 지도부와 경선후보들 간의 간담회에서 “제3지대 어떤 사람이 후보가 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며 “서울시장을 뽑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안건은 그 역할(정권 심판)을 할 수 있는 정당이 어느 정당이겠느냐지, 특정인을 놓고 유권자들이 판단한다고 보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제1야당이 야권 단일화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이에 안 대표는 “이번 선거는 야권 전체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여당을 이기기 힘든 선거다”며 “어떻게 하면 힘을 합칠 것인가, 힘을 합치기 위해서 원만하고 아름다운 단일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김 위원장과)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