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새겨듣겠다"던 이재명, 우회적으로 또 기재부 비판

by이정훈 기자
2021.01.09 08:34:02

정세균 "더 풀자, 덜 풀자는 단세포적 논쟁 벗어나자"
이 지사 "주신 말씀 잘 새겨듣겠다"며 확산자제 양상
5시간 뒤 최배근 교수 발언 인용, 기재부 또 비판
최 교수 "정책실패 가능성에도 강행한 기재부 책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역화폐를 활용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제안에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정세균 국무총리를 향해 “주신 말씀 잘 새기겠다”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번에는 최배근 건국대 교수의 글을 인용하며 또다시 우회적으로 기획재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이 지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재정건전성보다 중요한 것이 민생이며, 위기에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 경기침체에 대처하면 궁극적으로 경제위기에 따른 재정파탄을 막을 수 있다는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정 총리님 고맙습니다. 주신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라고 썼다.

이에 앞서 정 총리는 전날 이 지사를 향해 “더 이상 ‘더 풀자’와 ‘덜 풀자’와 같은 단세포적 논쟁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어떻게 하면 정부 재정을 ‘잘 풀 것인가’에 대해 지혜를 모을 때다. 급하니까 ‘막 풀자’는 것은 지혜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 정 총리가 이 지사를 저격했다며 갈등설을 보도한 데 대해 이 지사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원팀정신으로 제가 선 자리에서 총리님이 내시는 길을 따라 코로나19 위기극복과 경제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총리님 감사하다”며 글을 마쳤다.



그러나 그로부터 다섯 시간 쯤 뒤 이 지사는 기재부의 재난지원금 정책 실패를 언급한 최배근 교수의 페북 글을 그대로 인용하며 간접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최 교수는 ”기재부는 그동안 2차 선별 지원의 효과를 확인할 자료가 미흡하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자신들의 정책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10월치에 이어 11월치도 나왔는데 10월보다 하락폭이 커졌고 11월은 1일~15일까지 코리아세일페스트까지 진행했던 달이었다“며 ”전월대비는 말 그대로 전월대비 변화율이기에 4월의 +5.3%는 1~3월의 마이너스(-) 행진에 이은 기저효과나 4~6월 중 사용 가능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효과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역으로 11월의 10월 대비 -1.0%는 9월이 -0.9%였고,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등 정부가 소비 장려를 했던 달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인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최 교수는 ”정부는 아마도 자신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기보다는 재난지원금 지원 목표가 경기부양이 아니었다고 말을 바꿀 것“이라며 ”정책 실패에 대한 법적 책임은 없지만, 실패 가능성을 지적받아왔음에도 정책을 강행해 공공자원을 남용하고 사회에 피해를 입힌 공직자로서의 책임은 자유로울 수가 없고, 이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