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추석 민심 ‘아전인수’… 국감 쟁점은 ‘北·秋·코로나’

by이정현 기자
2020.10.05 06:00:00

김태년·주호영 추석 민심 해석 제각각
여 “4차 추경 긍정적” vs 야 “코로나 계엄령, 헌법 자유 억압”
북한·추미애·코로나 놓고 국감 공방전 예고

[이데일리 이정현 권오석 기자] 여야가 읽은 추석민심은 정반대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긍정’, 국민의힘은 ‘부정’으로 해석했다. 여야 정치권은 이를 바탕으로 이틀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국감) 준비에 총력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4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코로나19 맞춤형 재난지원금에 대한 국민 여론이 긍정적이라고 보고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재난지원금이 명절을 맞은 국민에 위로와 힘이 됐다”며 “국민은 이구동성으로 국회에 정쟁이 아닌 민생을 위한 선의의 경쟁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생을 위한 협치’를 언급하며 야당에 여야정 상설협의체 가동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방역으로 경제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과도한 광화문 봉쇄와 소극적인 대북정책 등을 맹비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방역을 하겠다며 광화문에 사실상 ‘코로나 계엄령’을 선포했다. 경찰이 방역까지 떠맡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며 “북한의 ‘계몽군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소총으로 방역했고 대통령은 경찰을 동원했다. 세계 어느 선진국에서 방역 이유로 시민의 헌법상 자유를 억압하느냐”라고 비판했다.

같은 민심을 두고 여야가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한 가운데 대화의 장은 여전히 닫혀 있다. 양당 원내대표는 연휴 이전 공무원 피살사건과 관련해 대북규탄결의단 채택 논의가 무산된 이후 대화에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대야 관계와 관련해 “자연스럽게 대화해야 하는데(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가까운 시간에 접촉이 있을 것이며 결의안 채택을 요구할 것이나 민주당의 태도를 보겠다”고 답했다.



여야는 국감의 포인트도 다르게 잡았다. 민주당은 ‘민생’, 국민의힘은 ‘여권 실정’에 초점을 맞췄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정부의 국정운영을 평가하고 대안하는 제시하는 국감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난 극복 △민생 △미래전환 △평화 등을 4대 중점 의제로 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개혁과제를 정부부처가 잘 따르고 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안전망 구축, 문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의 제도적 기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권력기관 개혁 등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북한에 의한 공무원 피살사건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특혜 의혹 등에 초점을 맞춰 총공세를 펼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윤영찬 의원의 ‘포털 갑질 사건’, 탈당한 이상직 의원의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책임론 등 여권 인사들의 비위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방침이다. 주 원내대표는 “예전처럼 삭발·단식 농성, 장외투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제때 국민에 밝히고 제대로 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야당의 ‘전투력’을 높이는 길”이라며 “더 신발끈을 조여 매고 자세를 가다듬어서 철저히 조사해 진실을 국민에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