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리포트]성수기 맞은 여행주의 눈물

by김윤지 기자
2020.07.18 08:40:00

하나투어·모두투어, 반년새 -20~40%
고정비 감축 노력에도 코로나 직격탄
시장 재편 기대감 vs업황 개선돼야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휴가철이 돌아왔지만 여행주는 좀처럼 기운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2분기는 여행업계의 성수기로 분류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에 암울한 실적 지속이 예상된다. 정부 보조금부터 사업정리까지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코로나19 이후에도 회복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연초 이후 하나투어 주가 흐름(그래픽=마켓포인트)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는 지난해말 대비 1만3000원(-25.44%) 하락한 3만8100원에 지난 17일 거래를 마쳤다. 모두투어(080160)는 같은 기간 7400원(-40.66%) 하락하면서 1만8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올해 코로나19까지 여행업이 고사 직전까지 내몰리면서 2분기 손실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하나투어의 2분기 매출액은 37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0.5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341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투어 역시 2분기 매출액은 전년대비 81.67% 줄어든 129억원, 영업손실 102억원으로 적자지속이 예상되고 있다. 2분기 총 출국자가 전년동기 대비 98% 이상 감소하고, 패키지 예약률도 유사한 수준을 급감한 영향이 컸다.

증권가는 2분기를 바닥으로 내다봤다. 하나투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6월부터 3개월간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모두투어는 8월부터 10월까지 현행 유급휴직에서 무급휴직으로 전환하는 등 강력한 비용 통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별도 기준 흑자로 돌아서긴 쉽진 않겠으나 고정비인 인건비가 대폭 줄어들면서 적어도 적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희망을 걸고 있다.

하나투어는 지난달 분산 및 중복된 조직을 통폐합하고 슬림화하는 조직 효율화 제고에 돌입하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회사의 전략방향을 플랫폼 기업으로 타겟팅하며 변화의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규모 적자를 보이며 고전하던 면세점 사업은 인천공항 터미널1과 시내점을 정리하면 임차료 등의 감소가 발생해 순손실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투자 의견은 제각각이다. 목표가는 하향하더라도 시장 재편 이후를 내다본 연구원들은 투자의견 ‘매수’를 내놨다. 이경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비용 등의 효율성 제고 노력이 반영된다면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진입장벽은 낮지만 인벤토리(상품DB) 확보 등의 운영장벽이 높은 해외여행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산업 재편에 따른 대형사 위치는 견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7월 초까지 올해 폐업한 여행사만 400개로 정부 지원금이 제한되는 9월을 기점으로 영세사업자 도산이 불가피하다”면서 “기초체력이 큰 상위 사업자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주력 상품인 해외 패키지 여행(PKG)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미 개별여행(FIT)의 활성화로 모객 증가가 여의치 않았다. 코로나19로 여행를 선택할 때 안전이 더 중요해진 만큼 국내 여행 산업의 턴어라운드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의 올해 예상 영업손실이 1500억원 수준으로 무급 휴가만으로 버티기 어려워 적자 자회사들의 영업 중단 및 매각이 필수적”이라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