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록의 미식로드] 단양하면 마늘, 마늘하면 마늘정식
by강경록 기자
2020.04.24 06:00:00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충북 단양의 지질은 석회암 지대로 약산성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 큰 일교차가 더해져 마늘이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단양마늘은 크기가 작지만 단단한 육쪽마늘로, 강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단단해서 저장하기 좋다. 단양 마늘의 명성이 이어져 탄생한 밥상이 마늘정식이다. 돌솥밥과 함께 푸짐한 한식 메뉴가 차려져 나온다. 마늘보쌈, 마늘떡갈비, 마늘장아찌, 마늘샐러드 등 마늘음식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마늘정식의 원조로 알려진 ‘장다리식당’. 이 식당의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식당을 운영했다. 어느 날 마늘로 만든 음식을 개발해보라는 제의를 받고 마늘 연구를 시작했다. 더 큰 계기는 젊은 시절 큰 병을 앓다가 마늘의 효험으로 나은 경험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이후 단양마늘음식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다시 마늘요리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육회를 비롯해 개발하는 메뉴마다 수상하며 명실공히 마늘정식의 일인자가 됐다. 지금까지 단양 마늘을 전국에 알리며 마늘로 할 수 있는 수많은 요리에 도전 중이다.
장다리식당 마늘정식에는 마늘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가 차려진다. 마늘돌솥밥은 직원들이 추천하는 일등 메뉴다. 마늘이 들어간 잡곡밥에 누룽지까지 맛봐야 마늘돌솥밥을 제대로 먹은 거라고 한다. 가장 저렴한 기본정식에는 마늘수육과 두부김치, 마늘돌솥밥, 된장찌개, 장아찌 같은 밑반찬과 샐러드를 마련했다. 여기에 가격대별로 메인 요리가 하나둘 추가된다. 마늘비빔육회, 마늘종튀김, 떡미역탕, 더덕무침, 양념게장, 마늘떡갈비, 흑마늘 등 그 수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주인은 마늘을 기본으로 양념하는 것 외에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말하지만, 요리는 여전히 직접 만든다. 마늘이 듬뿍 들어가도 생마늘의 매운맛은 제거되고, 각 음식에 맞는 식감과 향이 가득하다. 장다리식당은 마늘의 수요를 맞출 수 없어 단양 마늘과 다른 지역의 마늘을 고루 사용한다.
마늘을 구입하고 싶다면 단양 구경시장을 추천한다. 단양의 아홉 번째 볼거리라 해서 단양 구경시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늘을 파는 골목에 들어서면 천장에서 바닥까지 온통 마늘이 빼곡히 걸려 있다. 시장에도 마늘 먹거리가 풍성하다. 마늘순대, 마늘통닭, 마늘만두, 마늘빵 등 다양한 음식이 식욕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