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울 신차가 나왔다고? 여전히 미국선 효자,한국은 찬밥
by남현수 기자
2019.08.13 07:00:00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지난 1월 기아자동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3세대 쏘울 부스터가 출시 6개월을 맞이했다. 신차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 채 판매량은 여전히 부진하다. 지난 2008년 1세대를 시작으로 2번 세대 변경을 거친 쏘울은 국내 시장에선 비주류를 넘어 아예 관심 밖 모델이다. 처음 닛산 '큐브'를 벤치마킹해 박스카 콘셉트로 개발했지만 소형 SUV의 인기가 높아지자 2016년 2세대 부분변경 모델부터 마케팅을 SUV로 설정하고 노선을 급선회했다. 이런 기아차 의도와 달리 국내 소비자들에게 쏘울은 여전히 박스카로 인식되고 있다.
쏘울은 국내와 달리 미국에서 2011년(10만2267대) 연간 판매 10만대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10만대 클럽을 유지하는 효자 모델이다. 10개가 넘는 기아차 모델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 차종이다. 올해도 상반기 5만5583대를 판매했다. 무난하게 연 판매 10만대를 돌파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프로모션을 감안해 1만5000달러대의 경쟁력 있는 모델로 꼽힌다.
쏘울 국내 성적표는 어떨까? 지난해 국내 판매된 쏘울은 총 2406대다. 월평균 201대씩 팔린 셈이다. 이마저도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는 쏘울 EV가 1746대에 달한다. 내연기관 모델만 따로 떼어 보면 2018년 한 해 동안 660대가 판매된 꼴이다. 1억원을 훌쩍 넘는 벤츠 S클래스에도 한 참 못미치는 수치다. 비인기 수입차의 판매량과 비슷한 월 평균 55대씩 팔렸다.
신형 모델이 출시된 올해 사정은 달라졌을까. 1월 3세대 쏘울이 출시된 이후 1월 319대(구형 60대 포함), 2월 608대(구형 12대 포함)로 신차 효과를 보면서 지난해에 비해 판매량이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기아차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처럼 3세대 쏘울 EV를 출시하며 판매에 힘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3월에 1166대(EV 388대 포함)가 출고되며 2018년 쏘울 전체 판매량에 절반에 해당하는 기록을 세웠다. 기쁨은 잠시뿐 4월 943대(EV 361대 포함), 5월 688대(EV 246대 포함), 6월 503대(EV 132대 포함), 7월 367대(EV 109대 포함)로 매달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 점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7월에는 막강한 경쟁 모델이 같은 기아 브랜드에서 등장했다. 바로 소형 SUV 셀토스다.
미국에서 쏘울은 박스카 특유의 실용성과 독특한 외관을 갖췄다는 평을 받으며 안착했다. 타이밍도 좋았다. 일본 업체들이 박스카 모델(닛산 큐브, 사이언Xb) 철수 시기와 맞물렸다. 특히 2만달러 아래에서 시작하는 저렴한 가격(LX트림 기준 1만8485달러, 한화 약2195만원)은 많은 미국인들의 첫 차로 사랑받기 충분했다.
3세대 쏘울은 대대적 변신을 꾀했다. 첨단 IT 기기와 같은 세련된 외관과 더불어 실내에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편의장비로 가득 채웠다. 또한 1.6L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DCT를 결합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를 발휘한다. 이 외에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후측방 경고,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방 교차충돌 방지 보조, 하이빔 보조와 같은 주행 안전 기술 역시 옵션으로 선택 할 수 있다.
국내는 미국과 사정이 다르다. 2015년 이후 불붙은 소형 SUV 경쟁으로 제조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신모델을 내놓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기아 쏘울을 시작으로 쌍용 베리 뉴 티볼리, 현대 베뉴, 기아 셀토스 등 쟁쟁한 모델이 출시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상품성을 개선하고 디자인을 새롭게 한 3세대 쏘울이 설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소비자 상당수는 신형 쏘울이 나온 것 조차 모를 정도로 관심 밖의 차“라며 ”실내공간이 넓은 박스카를 싫어하기 보다는 소형 SUV 선호가 강한 이상 쏘울이 국내에서 성공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국내 상황이 이렇다면 3세대 쏘울 라인업에 미국에서 판매하는 X라인을 도입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의문점이 남는다. SUV처럼 보이는 강인한 외장 튜닝이 매력이다. 인터넷에서는 X라인 국내 도입을 원하는 소비자도 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