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연금 10년 성적표]③"변액보험 관리 똑바로 해라"…칼 빼든 금융당국
by김경은 기자
2017.09.14 06:00:00
전문 상담원 배치한 콜센터 의무화
내달까지 시범사업…내년 본격시행
[이데일리 김경은 문승관 기자]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우편으로 오는 수익률 문서 외에 어떤 안내도 보험사로부터 받은 적이 없습니다.”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변액보험 관련 민원 내용이다. 금융감독원이 판매에만 치중하고 허술하게 관리·운용을 해온 생명보험사의 구태에 칼을 대기로 했다.
진태국 금감원 보험감독국장은 13일 “모든 생보사가 전용 콜센터를 두고 전문성 있는 상담원을 배치하는 ‘펀드 주치의’ 제도를 도입하겠다”며 “오는 10월까지 시범으로 하고 상담 절차, 인력 규모, 상담 내용 등을 보완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용 콜센터는 단순 조회를 위한 일반 콜센터와 분리 운영된다. 변액보험 판매자격증이 있거나 종합자산관리사 등 펀드 관련 자격을 가진 상담원이 배치돼야 한다. 최소 배치 인력은 보유 계약에 따라 2∼5명이다.
금감원이 변액보험 관리 운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은 결국 생보사의 허술한 관리 때문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17조5915억원으로, 2003년 7620억원에 비해 5년 만에 2200% 폭증했다. 판매에만 치중한 것이다.
금감원이 조사한 결과 실제로 계약 기간 펀드를 바꾸거나 주식·채권 등 자산의 편입비율을 조정할 수 있지만 가입 이후 한 번이라도 펀드를 변경한 계약은 전체의 3.9%에 정도에 불과했다. 생보사가 계약자에게 펀드변경이나 상담을 하지 않거나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변액보험은 사업비 부담을 줄여 해지환급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전문가들이 알아서 펀드를 교체해주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지만 변액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가입한 계약자여서 이러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변액보험 수입보험료는 정체됐다. 지난 2012년 21조2937억원을 기점으로 꾸준히 하락해 2016년 말엔 19조4061억원까지 떨어졌다. 2008년과 비교하면 8년 만에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초회보험료가 별도로 집계·공시된 2011년 이후부터 2016년까지 약 8조원의 신규 가입이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절반의 가입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이전에 변액보험에 가입해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운용보수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감독당국의 규제로 신규 판매하는 변액보험상품에 대해서는 낮아졌지만, 과거 상품의 운용보수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수당 등으로 지급하는 사업비와 운용보수가 높으면 펀드 투자금액이 낮아져 그만큼 보험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몫이 줄어든다”며 “실질 평균수익률이 대부분 원금 수준을 맴돌고 있는 것도 이런 원인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