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대 고이케'…일본 도쿄도의원 선거 개시

by김형욱 기자
2017.07.02 09:49:22

고이케 도쿄도지사 세력 약진…과반 의석 확보하나

고이케 유리코 일본 도쿄도지사.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의 명운을 가를 도쿄도의회 의원 선거가 2일 오전 7시 시작됐다. 42개 선거구에서 총 127개 의석을 선출하는데 259명이 입후보했다. 도쿄도의원 선거는 역대 전례 상 단순히 지역 의원을 뽑는데 그치지 않는다. 그 결과에 따라 정권이 교체되는 등 총리와 일본 의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판세는 심상치 않다. 아베 총리가 사학법인과의 유착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측이 약진하고 있다. 고이케 지사는 집권 여당인 자민당에서 나와 지역 정당 ‘도민퍼스트회’를 새로이 만들었다. 자민당과 오랜 기간 공조해 온 공명당도 고이케 지지를 선언했다. 집권 4년 남짓 동안 50~60%를 유지하던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최근 36%(마이니치신문)까지 떨어졌다.



최대 관심사는 도민퍼스트회와 공명당이 과반수(64석)를 차지하느냐다. 현재는 자민당이 57석, 도민퍼스트회가 6석이다. 아베의 지지율 하락과 고이케의 인기를 고려하면 도민퍼스트회의 약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엔 자민당이 60명, 도민퍼스트회가 50명의 후보를 냈다. 고이케 지사를 지지하는 공명당도 23명의 후보를 냈다. 사실상 고이케 측에서 73명이 입후보한 셈이다. 그밖에 공산당이 37명, 민진당이 23명의 후보를 냈다. 도민퍼스트회 등 고이케 세력이 현 상승세를 타고 과반 의석을 확보한다면 장기 집권 중인 아베 총리의 조기 퇴진도 현실화할 수 있다. 최소한 아베가 추진 중인 헌법 개정 동력은 약해진다. 고이케의 차기 총리 등극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유권자의 관심도 높다. 도쿄도의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월30일까지 사전투표한 유권자는 6월30일 기준 98만9095명으로 이전 2013년 선거 때의 35만8364명보다 1.57배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