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등에 업고…오! 오피스텔의 부활

by양희동 기자
2015.06.18 06:30:00

한동안 과잉공급으로 ''찬밥''
저금리에 투자 수요 급증
올해 분양 입주물량 줄어
"차익보다 임대수익 노려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우건설이 이달 12일 선착순 계약을 진행한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앞에서 방문객들이 밤새 줄을 서서 청약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지난 12일 새벽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지하철8호선 수진역 인근 ‘성남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앞.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우려와 가랑비가 내린 궂은 날씨 속에서도 300여명이 넘는 인파가 어둠을 뚫고 몰려들어 100m가깝게 긴 줄을 이뤘다. 대우건설(047040)이 분양 일정을 알리지 않고 청약 마감한 후 미분양 물량에 대해 선착순 계약을 받는 이른바 ‘깜깜이 분양’을 진행해 벌어진 진풍경이었다. 먼저 계약할수록 좋은 동·호수를 선점할 수 있는 탓에 전날 오후 5시부터 줄 서기가 시작됐고, 한동안 수도권에서 사라졌던 밤샘 줄서기가 재연된 것이다. 이 오피스텔 분양 관계자는 “선착순 계약 전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발표까지 이뤄져 1255실에 달하는 물량 중 70% 이상 계약을 마쳤다”고 말했다.
과잉 공급 우려로 한동안 찬밥 신세였던 오피스텔이 저금리 기조 속에 최고의 수익형 투자 상품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오피스텔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들어 오피스텔 분양·입주 물량이 줄고 가격은 오르고 있는 점도 투자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오피스텔 분양 예정 물량은 총 2644실로 2009년 상반기(1741실) 이후 6년만에 최소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입주 물량도 총 1만 9971실로 전년 동기(2만 8377실) 대비 30%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간의 과잉 공급 우려가 반영돼 오피스텔 분양·입주 물량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매매가격은 2012년 하반기 이후 지난해까지 줄곧 내리막길을 걷다가 올해 상반기 0.19%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여기에 지난 3월 기준금리 1%대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서울·수도권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은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이며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고 있다.

이달 초 한화건설이 일산신도시에 공급한 ‘킨텍스 꿈에그린’ 오피스텔은 총 780실 모집에 2만 2121건의 청약 신청이 몰려 평균 28.36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사흘만에 완판됐다. 지난달 대림산업이 경기도 용인에 공급한 ‘수지 e편한세상 시티’와 3월 대우건설이 서울 마포구에 선보인 ‘마포 한강2차 푸르지오’ 오피스텔도 각각 평균 7.17대1과 13.7대 1의 청약 경쟁률로 계약을 마쳤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PB센터 팀장은 “1억~3억원을 투자해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 상품은 오피스텔이 거의 유일하다보니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며 “오피스텔은 시세 차익보다는 철저히 임대 수익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의 투자 여건이 개선되면서 6~7월 수도권 공급 물량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분양 단지는 모두 2~3인 가구가 살 수 있는 주거용 오피스텔이어서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말 광교신도시 C4블록에 들어설 ‘광교 더샵’ 오피스텔(전용면적 83㎡ 276실)을 분양한다. 전 실이 모두 방 3개인 주거형 오피스텔로, 4베이(거실과 방3개 전면 배치)와 판상형 설계로 채광·환기가 우수하다. 같은달 GS건설(006360)도 경기 부천 옥길지구에서 ‘부천 옥길자이’ 오피스텔(전용 78~79㎡ 144실)을 선보인다.

7월에는 중흥건설이 광교신도시 C2블록에서 ‘중흥S클래스’ 오피스텔(전용 70~84㎡ 240실)을 공급하고, 같은달 인천 송도에서는 ‘송도 더샵 센트럴시티’(전용 84㎡ 238실)가 청약 신청을 받는다.

선주희 부동산114 연구원은 “오피스텔은 지역에 따라 공실 및 수익률 편차가 큰 만큼 투자에 앞서 입지와 배후 수요 등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