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층 ‘롯데월드타워’…국내 마천루史 새로 쓴다

by김동욱 기자
2013.04.08 08:42:22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들어설 제2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 모습. (사진=롯데건설)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외국 관광객들에게 언제까지 고궁만 보여줄 수 없지 않습니까?”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짓겠다던 원대한 계획은 이렇게 시작됐다. 지난해 첫 삽을 뜬 서울 송파구 잠실에 들어설 ‘제2롯데월드타워’ 얘기다. 규모부터 어마하다. 지하 6층~지상 123층짜리 건물로 높이만 555m에 달한다.

높이로만 따지면 아랍에미리트(UAE) 부르즈칼리파(163층·828m)와 중국 상하이타워(124층·632m)에 이은 세 번째다. 2015년 계획대로 완공되면 국내 마천루 역사를 새로 쓰게 되는 셈이다.

물론 우여곡절도 많았다. 인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았고 환경오염 등을 우려한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발도 거셌기 때문이다.

롯데물산 등 롯데그룹 계열사가 땅을 서울시로부터 사들인 건 지난 1998년. 그러나 사업 기공식을 개최한 건 8년이 지난 2006년이고 실제 착공에 들어간 건 다시 6년이 지난 지난해부터였다. 사실상 사업 추진 13년 만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건 분명하지만 기대효과는 엄청나다. 신 회장의 바람대로 제2롯데월드타워가 서울을 상징하는 명물로 거듭나면서 관광객 유치에 톡톡히 공을 세울 것이란 분석이다.

초고층 건물에는 전망대와 6성급 호텔, 저층부에는 명품백화점, 스포츠·레저시설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핵심 시설들이 들어선다. 특히 롯데건설은 남한산성, 몽촌토성, 모란시장 등 주변 다양한 관광자원과 연계해 동북아 최고의 복합 관광 쇼핑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처럼 제2롯데월드가 서울을 대표하는 기념비적 건축물로 인식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 사업에 투입되는 사업비만 3조원가량. 이 사업으로 발생하는 생산유발 효과와 고용효과 등으로 국내 경기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공사 중 연 400만명의 인력이 투입되며 완공 후에는 상시 고용 인원만 2만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건물인 만큼 최첨단 기술이 곳곳에 적용된 점도 숨은 자랑거리다. 롯데건설은 최근 몇 년간 초고층 건립 기술과 관련해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고 관련 분야 전문가도 다수 영입하는 등 건립에 만반의 준비를 해뒀다.

특히 초고층 건물은 바람과의 싸움이다. 지상 10m 높이에서 평균 풍속 30m의 바람이 555m 높이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84m의 강풍이 된다. 이런 강풍에 저항하기 위해 내풍설계와 리히터 규모 약 7 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또 초고층 건물은 지표면에서 1도만 어긋나도 500m 높이에선 8.72m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오차를 막기 위한 초정밀 측량기술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롯데건설은 오차 없는 연직도를 유지하기 위해 최상층엔 위성측량 수신기, 지상엔 기준국을 설치하는 등 최소 4대 이상의 인공위성으로부터 측정정보를 받아 오차를 바로잡는다.

현재 공정률 30%인 이 건물은 40층까지 올라간 상태다. 대략 1층을 올리는데 4일이 걸린다. 롯데건설은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ACS(Auto Climbing System)거푸집을 적용했다. 층을 올릴 때마다 거푸집을 새로 만들 필요 없이 유압장치에 의해 스스로 거푸집이 위로 올라가는 최첨단 기술이다.

롯데건설은 롯데월드타워를 건설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 초고층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