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한없이 무거운 그대의 이름은 `포스코`

by정재웅 기자
2011.05.26 08:30:00

포스코, 1년여 만에 43만원대로 ''추락''
제품가격 인상 불구 주가는 연일 하락세
시장 "철강 업황 부진 탓..주가 상승 모멘텀 요원"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철강기업이어서일까? 포스코 주가가 너무 무겁다.

반등은 커녕 이젠 1년여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한때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 증시를 이끌던 포스코다. 왕년엔 투자자들이 매일 매일 주가를 체크했을 만큼 포스코는 인기만점이었다. 하지만 이젠 모두 추억 속의 일이 돼가고 있다.

지난 25일 포스코(005490)의 주가는 전일대비 1.8% 하락한 43만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지난해 5월20일 43만4500원을 기록한 이래 꼭 1년 여만에 43만원대로 추락한 셈이다.

이날 포스코의 주가는 장중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포스코의 현재 주가는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해 10월6일 54만4000원보다 19.67% 나 하락한 상태다.

사실 올해 초만해도 시장에선 포스코의 주가 하락에 대해 용인하는 분위기였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바닥이었던 만큼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니 여기에 의존해 쇳물을 뽑는 포스코 입장에선 그야말로 죽을 맛이었다. 시장에서도 포스코의 이런 고충을 이해했다. 올해 1분기부터 저가로 계약한 원료가 투입되는 만큼 작년의 손실을 만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지난 1분기 실적은 작년 4분기 보다 좋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시장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원료가격이 또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철강시황마저 예상보다 좋지 않자 포스코에 대한 투자매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시선은 같은 쇳물을 뽑는 현대제철이나 자동차 강판을 제조하는 현대하이스코로 쏠렸다. 포스코도 내부적으로 주가 부양에 더욱 신경써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을 다시 돌리기엔 포스코의 힘은 역부족이었다.



제품가격도 올렸다. 원료가격이 계속 오름세이니 제품가격을 올려서 이를 조금이나마 만회해야했다. 시장에서는 포스코의 제품가격 인상분에 대해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햤다. 실제 유통시장에서 포스코의 인상가격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포스코의 주가약세에 원인은 '철강 시황 악화'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원료가격은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 철강 시황은 계속 안좋아지니 포스코도 버틸 재간이 없다는 이야기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강 시황이 너무 안좋다"며 "이미 상황이 좋지 않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 포스코가 단행했던 가격인상이 100%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데다 대한통운 인수 등이 포스코의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고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철강 산업은 싸이클 산업"이라면서 "포스코의 주가가 이 정도로 빠졌다는 것은 투자기간이 긴 투자자들에겐 오히려 지금이 매수하기에 적기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포스코의 주가가 무거운 것은 업황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상과 달리 최근 철강시황이 작년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는데다 원래 철강산업은 5월이 피크인데 수요가 부진한 상태"라고 밝혔다.

또 "포스코에게 대한통운 인수라는 재료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지만 제품가격 톤당 16만원 인상분이 실제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엄진석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도 철강 업황이 좋지않다"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고로업체들의 2분기 원료 계약가격은 오르는데 반해 제품가격이 올라가는 폭은 별로 높지 않다"고 말했다.